▲ 취약계층을 위한 무료급식소 운영이 고물가 현상으로 인해 많이 힘들어진 가운데 22일 전주시 한사랑복지회 무료급식소에서 관계자들이 배식을 하고 있다./김수현 기자·ryud2034@

고물가로 식자재 값이 오르며 취약계층에게 한 끼 식사를 제공하는 무료급식소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22일 오전 찾은 전주시 한사랑복지회 무료급식소는 급식 준비가 한창이었다.

한참 전을 부치던 한 봉사자는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에는 지역 독거노인들을 위한 도시락도 준비해야 해 평소보다 바쁘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전 10시께부터 모여 요리를 시작했다는 봉사자들의 손길은 11시가 가까워지면서 부쩍 분주해졌다. 11시 30분께부터는 ‘손님’들이 하나둘씩 들어서기 때문에, 미리서부터 급식을 나눠 줄 준비를 마쳐둬야 해서다. 내내 켜져 있던 가스 불로 ‘후끈’ 달아오른 주방 공기 탓에 봉사자들의 콧잔등에는 땀방울이 마를 틈이 없었다.

배식시간이 되고 하나둘씩 급식소에 도착한 노인들은 칸막이가 설치된 좌석에 삼삼오오 모여 자리를 잡고 식사를 시작했다.

이날 급식소에는 독거노인과 장애인을 포함해 약 20여 명의 취약계층이 방문했다. 평상시에는 이보다 많은, 하루 평균 30~50여 명이 급식소를 찾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날 급식소를 방문한 A씨(68)는 “코로나 상황 중에서도 급식소는 다행히 변함없이 문을 열어주셨다. 요즘에는 물가가 너무 올라서, 집에서 챙겨먹으려고 해도 급식소에서 해주시는 것처럼 해먹을 수는 없는 것 같다”며 “무료급식소 운영이 쉽지만은 않으실 텐데 잘 챙겨주시려 하는 마음이 느껴져서 항상 감사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어르신도 “열리는 날이면 매일 여기서 끼니를 해결하는 듯 하다”며 “이곳이 없었다면 할 수 없이 굶거나 라면 같은 것으로 대충 때워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5년부터 무료급식을 진행해 왔고, 코로나19 속에서도 꾸준히 무료급식을 제공해 온 이 급식소에도 최근 고물가 여파가 미치고 있다. 기름을 비롯해 기존에 사용하던 각종 식자재 가격이 많게는 3배까지도 훌쩍 뛰면서다.

이곳 급식소의 경우 직접 야채 농사를 지어 부담을 다소 덜고 있지만, 고기와 생선을 비롯해 전반적인 물가가 오르면서 지난해에 비해 급식에 사용하는 식자재 단가가 30%가량 올랐다는 것이 급식소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무료급식소를 운영하고 있는 한사랑복지회 정혜숙 대표는 “앞으로도 한동안 물가가 오르기만 할 것으로 보여 한숨이 나올 때도 있다”고 토로하면서도 “하지만 이곳을 찾는 어르신들이 한 끼라도 든든히 식사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물가가 오르기 이전과 다름없는 식단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녀가 있어도 물질적 지원을 받지 못하는 어르신 등,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이 한 끼 식사나마 잘 챙길 수 있도록 지역사회의 관심과 도움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김수현 기자·ryud2034@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