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폭염과 폭우 및 태풍 등으로 배추 가격이 폭등하면서 중국산 김치가 외식시장은 물론 일반 가정 식탁도 점령할 기세다.
2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배추 도매가격은 지난 19일 기준 10㎏에 3만5740원으로 1년 전의 1만4792원 대비 약 2.3배로 올랐고, 한 달 전의 1만7875원과 비교해도 2배 수준이다. 
여기에 김치에 필요한 재룟값도 지난해의 2배 수준으로 치솟아 중국산 김치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인플레이션 상황과 맞물려 20~30대 젊은층 사이에서는 중국산 김치를 가성비 때문에 많이들 찾고 있다.
19일 전주의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직장인 이모씨(여.35)는 “배추 1포기에 만원 가까이 한다면 솔직히 국내산 배추로 김치를 담가 먹고 싶은 생각이 없다”며 “5kg 소포장돼 있는 중국산 김치를 1만4000원이면 산다. 훨씬 경제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차피 외식할 때 식당에서 나오는 김치 대부분은 중국산으로 알고 있다. 3식구 김장비용도 만만치 않은데 김치를 꼭 국내산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국내산 김치만을 내놓던 식당들도 변화하고 있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전주 중화산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최모씨(여.53)는 “10여년 식당을 하면서 우리나라 전통식품인 김치 만은 국내산을 고집해 왔지만 더 이상은 무리인 것 같다”며 “인건비, 각종 식자재값 상승에다 배추 가격까지 폭등하는 상황에서 국내산 배추로 담근 김치를 손님들 식탁에 내놓기는 무리”라고 토로했다.
최씨는 “주변 식당 대부분이 중국산 김치를 쓴다. 국내산을 쓰면 타산이 나오지 않는다. 밑지고 장사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라며 “집에서도 중국산 김치를 먹는다. 양심상 손님에게는 중국산 내놓고 나만 국산을 먹을 수는 없다”고 쓴웃음 지었다.
이처럼 배추 가격이 폭등하면서 국내산 김치 가격이 오르고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국산 김치 수입은 급증하는 추세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8월까지 중국산 김치 수입액은 1억986만2천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8609만9천달러보다 27.6% 증가했다.
특히 8월 김치 수입액은 1337만6천달러로 지난해 8월보다 41.1% 급증했다.
도내 김치공장도 비상이다. 진안군 부귀면에서 김치공장을 하는 A씨는 “배추 가격도 치솟았지만 배추 자체를 구하기가 힘든 실정”이라며 “이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공장문을 닫아야 될 수도 있다”고 하소연 했다./윤홍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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