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유류는 젖먹이 동물이라는 뜻으로 암컷에 유선이 있어서 젖으로 새끼를 키울 수 있다. 이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알 대신 태반에서 새끼를 키워서 낳는 것도 생존과 번식에 유리한 점이었다. 또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기능도 갖추고 있다. 이런 특징들이 오늘날 포유류 세상을 만든 원동력이다. 

  포유류가 지구상에 출현한 시기를 놓고 여러 가설들이 맞서 있다. 보통 2억3천만~2억500만 년 전쯤 파충류로부터 포유류가 분화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전에는 2억 년 전이라는 주장이 득세했지만 그보다 앞선 포유류 화석들이 속속 발견되면서 포유류의 역사도 훨씬 뒤로 거슬러 올라갔다.
  초기 포유류의 모습은 작고 날렵했다고 한다. 포유류가 출현한 시기 지구를 지배하고 있었던 동물은 바로 거대한 공룡이었다. 따라서 포유류는 그들의 먹이에 불과했다. 포유류들은 공룡을 피해서 주로 밤에 활동했다. 구멍 속이나 수목의 그늘에 숨어 있다가 밤에 나와 식물이나 곤충, 작은 동물을 잡아먹고 살았다. 
  그러다 기회가 왔다. 바로 6천500만 년 전인 백악기 말 거대한 운석이 지구를 강타했다. 이때 엄청난 먼지가 발생했고 이것이 태양을 가려 급격한 기온 저하가 왔다. 식물이 맨 먼저 타격을 입어 말라 갔고 이를 먹는 초식동물이나 다시 초식동물을 먹는 공룡들도 서서히 죽어갔다. 거대한 몸집의 공룡들은 이런 환경재앙을 견디지 못하고 완전히 멸종하고 말았다.
  천적인 공룡이 사라지자 드디어 포유동물의 시대가 왔다. 포유류는 환경 재앙과 다른 동물들의 공격에도 굳건히 살아남았다. 5천만 년 전 지구에서는 포유류가 전 대륙에 걸쳐 번성하면서 주인 자리를 꿰찼다.
  얼마 전 미국 CNN 방송은 2억2천500만 년 전 지구에 살았던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포유류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브라질로돈 쿼드랑굴라리스’라는 긴 이름을 가진 이 동물은 땃쥐처럼 생겼으며 길이는 20cm 정도다. 영국 런던 자연사박물관과 킹스칼리지런던, 브라질 하우그란지두술 연방대학교 연구진이 뼈와 이빨 등을 분석해 내린 결론이다.
  포유류가 이렇게 온갖 시련 속에서도 번식에 성공함으로써 오늘날 인류가 존재할 수 있었다. 진화의 위력이다. 작은 체구의 초기 포유류들이 밤의 동물로, 또 태반에서 새끼를 길러 젖으로 키우는 전략을 활용한 것은 지혜로운 선택이었다. 공룡의 위협 속에서 전전긍긍하면서도 뇌에 대뇌신피질을 만들어낸 덕분에 지능을 올릴 수 있었다는 점도 특기할만 하다. 포유류 진화에 대한 연구가 계속되는 만큼 더 흥미진진한 내용들이 나올 것으로 기대해봄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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