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모금회에 도착한 한 무기징역 죄수의 '고해 우표'

l승인2009.01.05l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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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쉬는 것조차 부끄러운 죄인이지만 소외된 아동들을 위해 이 우표들을 보냅니다”

새해 초, 교도소에서 복역중인 무기징역수가 10년 가까이 복역하며 모은 우표를 불우한 이웃들을 위해 써달라며 ‘사랑의 열매’에 기부해 진한 감동을 주고 있다.

5일 전라북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지난 2일 전주시 중앙동 모금회 사무실에 작은 택배 상자 한 개가 도착했다.

모금회 직원들이 상자를 뜯어보니 언뜻 봐도 1000여장이 넘는 우표들이 담긴 큰 봉투와 편지 한 통이 들어있었다.

이 우표들은 군산교도소에 살인죄로 복역중인 익명의 무기징역수가 보낸 것으로 93년도 우표부터 최근까지 역대 대통령 취임기념우표, 우리나라와 다른 나라의 수교기념우표, 전국 문화재 우표집 3권 등 갖가지 종류별로 모아진 기념우표들이었다.

편지에서 “저는 숨을 쉬는 것조차 부끄러워하며 살아야하는 죄인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한 그는 “제가 9년 전 한 생명의 목숨을 앗아간 죄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뒤 기념우표를 꼬박꼬박 모으다 보니 1450여장이 됐다”며 “속죄의 마음으로 이를 기부해 소외된 아동들을 위해 적으나마 보탬이 되고 자 합니다”고 말했다.

그는 복역 중 만난 재소자들을 위해 봉사하는 이들로부터 사랑이 무엇인지 알았고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행복이라는 것을 느꼈다며 우표를 기부하는 사연을 밝혔다.

또 “생활에 금전적인 여유가 있으면 더 많은 것을 기부하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는 마음을 너그러이 용서하시고 제가 자유를 잃은 날부터 모아온 우표로 대신하겠습니다”고 적었다.

그는 편지 말미에 “많은 사람의 사랑이 모여 사랑의 온도가 100도를 넘었으면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모금회 관계자는 “지난날의 과오를 뉘우치고 ‘받는 것 보다 주는 것이 행복이란 걸 알았다’는 그의 마음으로 우리 사회의 나눔 문화가 더욱 활성화됐으면 좋겠다 ”며 감격에 겨워했다./백세종기자·103b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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