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이 중반을 넘어가는 지난 1월 19일. 방학을 맞은 학교답지 않게 삼례여중 교정에는 이 학교 축구부 소속 학생들이 운동연습으로 교정을 후끈 달구고 있었다.
 운동장의 열기는 교실에서도 계속됐다. 겨울방학기간 동안 학교에서 운영하는 방과후 학습에 참여중인 학생들은 영하의 날씨를 학구열로 이겨내고 있었다.
 완주군 삼례읍 소재 삼례여중은 지난 2009학년도 고교입시에서 10명중 6명이 전주권에 진학하며 파란을 일으켰다.
 수험생 87명중 25명의 학생이 전주시내 인문계고에 27명은 전문계고에 진학하는 수험생 60%가 전주권에 진학했다. 또한 관내 한별고등학교에는 8명이 장학생으로 합격시키면서 중소규모 농촌학교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성적을 냈다.
 삼례여중의 이같은 입학성적 뒤에는 이 학교만이 가진 특별한 교육비결이 있다.
 학생들은 입학원서를 쓰고 개인과외나 사설학원 대신 학교에서 실시하는 야간자율학습에 매진했다.
 정규수업이 끝나고 밤 10시까지 진행된 야간자율학습은 교사와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으며,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학부모들이 귀가를 도와줄 수 있는 학생들이 우선적으로 참여했다.
 정규수업이 끝나고 밤 10시까지 실시하는 야간학습에 담임교사들은 방과후 학습비로 지원되는 보수 외의 시간에는 무보수 보충학습을 실시했고 사비를 털어 아이들의 간식을 마련해줬다.
 특히 진학하려는 학교의 목표점수에 미달된 학생들을 위해서는 1대1 개별학습을 통해 학생들에게 맞춤형 학습을 진행했다.
 이 때문에 삼례여중은 인근 지역사회에서 밤에도 불이 꺼지지 않는 학교로 유명해지기도 했다.
 3개월여의 고된 학습의 결과는 학생들의 괄목할만한 진학성적이 답을 해줬다. 상급학교 진학대상자인 87명 중 전주시내권에 진학한 학생이 인문계 25명, 전문계고 27명 등 52명으로 전체 60%에 이르게 된 것이다.
 학교 관계자는 “전주권에 충분히 입학할 수 있는 성적 임에도 장학생으로 관내 한별고에 장학생으로 진학한 학생들까지 포함하면 80% 에 가까운 학생들이 전주권에 진학수 있는 수준에 올랐다”고 말한다.
 학생들의 이같은 성적향상은선생님의 열의, 학생들이 노력, 지자체의 지원 등이 삼위일체가 됐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평이다.
 3학년 학년주임을 맡은 김채균 교사는 “학생들의 진학성적은 학생과 교사, 학부모들이 한번 해보겠다는 의지에서 나왔다”면서 “그리고 이 같은 의지에 학교와 교육청,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지원도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김 교사는 “완주군청이 지난해 관내 중학교에 방과후 교육활동비와 학력신장 지원비를 지원을 대폭 늘렸던 것이 어려운 가운데도 야간자율학습을 마치는데 큰 힘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번 진학결과는 떠나는 농촌학교에서 돌아오는 농촌학교를 만드는 결정타가 되고 있기도 하다.
농촌학교지만 도시 인근에 있는 이 학교는 그동안 도시와 소규모 농촌지역 사이에서 샌드위치가 돼, 학업성적이 우수한 학생은 대도시로 빼앗기는 설움을 톡톡히 당해왔었다. 그러나학생들의 성적이 일취월장하면서 최근에는 학생수가 오히려 늘고 있다.
 지난해 전학년 학생이 238명에서 올해는 입학생의 증가로 247명으로 늘었다.
 정태정 교장은 “비록 소폭이지만 학생수가 늘고 있다는 것은 농촌학교로서는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면서 “학생과 교사들의 학구열이 학교를 살리고 있으며, 이는 다른 농촌학교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박은영기자·zzukka@

<인터뷰> 정태정교장

“학생들의 실력을 파악 한 뒤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밀어주면 좋은 결실로 이어집니다”
 삼례여중 정태정(사진) 교장은 아이들의 소질을 잘 알야 서 진학을 잘 시키는 것도 교사의 중요 덕목 중의 하나라고 말한다.
  삼례여중에 부임한 뒤 무엇보다 학력신장을 모토로 교사와 학생을 독려해왔다는 정 교장은 이번 진학성적 결과는 결코 단기간의 성과만은 아니라고 말한다.
 정 교장은 아이들의 성적향상 배경에는 학생들에게 강조해온 독서교육과 학생들의 소양을 쌓기 위해 시작해온 각종 문화 체험교육이 큰 바탕이 됐다고 말한다.
 여기에 교사와 학생간의 보이지 않은 벽을 자연스럽게 허물어온 것도 특별한 비결이라면 비결. 평소 지론이 교무실이 북적대는 학교를 만드는 것이라는 정 교장은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이면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교무실을 방문해 질문할 수 있도록 강조해왔다.
 올해로 교육경력 34년째를 맞는다는 정 교장은 “학력신장과 인성교육은 두 마리 토끼가 아니다”면서 “인내와 끈기를 요하는 공부의 정진을 통해 인성을 바로잡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또한 교육자의 역할”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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