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속에 ‘만약’이 있다면?
태어나면서부터 정신적·육체적 장애는 물론 갑작스런 사고로 인해 장애를 가지게 될 수도 있다. 과연 이들이 살아가는 인생은 어떠할까?
물론 당사자들인 그들의 속내를 들여다보기 전에는 그 어떤 섣부른 판단을 내릴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 또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간다는 면에서 볼 때 ‘한 명의 인간’임은 틀림없듯이 그들 또한 사회 속에서 사회를 위해 살아가야 할 것이다.
이 때문에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보다 쉽고 편안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회복귀시설 동행을 찾아 이들의 따뜻한 삶을 들여다보았다./편집자 주
■ 새 사람으로 태어나도록
사회복귀시설 동행은 정신장애인과 그 가족들이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치료 프로그램을 펼치고 있다.
이 단체의 대표적 재활프로그램은 사회기술훈련과 약물교육, 한글교육, 운동프로그램으로 구분할 수 있다.
우선 사회기술훈련은 대인관계를 수립하고 유지해 타인과의 만남에 어려움을 느끼는 정신장애우들의 의사소통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
이 프로그램을 통해 폐쇄적이고 방어적인 틀을 없애 원만한 대인관계를 이룰 수 있도록 해 나가고 있다.
또 약물교육을 통해 경제적 파탄을 초래하거나 만성질환을 통해 보호적인 성격으로 변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밖에 한글교육과 운동프로그램을 통해 개인 잠재력을 향상시키고 일상생활의 스트레스를 날리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할 수 있도록 유도해 상담과 재활, 치료를 통한 전반적인 성향을 변화시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 동행이 하는 일은
고병훈 원장을 비롯해 직원 4명이 일하고 있는 동행은 임실 관내 12개 읍·면을 직접 방문해 정신질환자를 찾아 이들의 생활을 변화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정신질환자의 경우 집밖에 벗어나는 것을 꺼려하고 두려워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들을 위해 출·퇴근 차량을 이용해 보다 편안하게 치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곳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자기관리프로그램이 자동적으로 시작된다.
처음 치료를 시작하는 정신질환자들의 경우 몸에서 역겨운 냄새가 나는 등의 자기관리 부실로 인해 타인과의 만남이 어려워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이후 취업을 통한 경제적 자립을 가져올 수 있도록 세탁공장 등 보호 작업장에서 직접 일을 해 월 60만원 어치의 급여를 받게 돼 ‘손수 일한 기쁨’을 맛 볼 기회를 제공한다.
동행은 앞으로 정신질환자의 자활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익산 왕궁 세탁공장과 고춧가루 공장에도 투입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남양호기자·nyh3344@

■ 고병훈 원장 인터뷰

“정신 장애우들이 함께 생활하는 이 시설에도 작은 사회가 있답니다”
사회복귀시설 동행이 세워진 후 궂은 일을 도맡아 하고 있는 고병훈 원장(45·사진).
고 원장은 오랜 시간동안 사회로부터 격리돼 생활해 온 정신 장애우들의 모습에 안타까움을 지울 수 없다.
그런 그이기에 이들과 첫 만남이 중요하다는 생각 속에 직접 커피를 뽑아 들고 가벼운 대화부터 시작하는 것을 중요시 여긴다.
“어디서 왔는지? 가족은 몇이나 있는지? 등 일상적인 대화로 시작합니다. 처음 시설을 방문하는 장애우의 경우 저에 대한 거리감을 두고 있지만 먼저 다가서서 대화하기 시작하면 1주일이 지나 누구보다 친한 친구처럼 지내게 됩니다.”
그 누구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적인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고원장은 끝까지 적응하지 못하는 회원을 볼 때 더욱 가슴이 아파온다고 말한다.
“자신도 어려움이 있지만 보다 어려운 회원을 위해 작은 관심과 사랑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지요. 티 없이 맑은 영혼을 가진 정신 장애우들이 아름다운 천사들이 함께 모여 생활하는 장소로 만들어 가기 때문입니다.”
고 원장은 보다 어려운 회원을 향해 작은 관심과 사랑을 보여줄 때 이들을 통해 더 큰 사랑이 넘쳐날 것을 믿고 오늘도 그들을 위해 작은 봉사에 나서고 있다./남양호기자·nyh3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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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복귀시설 동행은
사회복지법인 미리암 복지재단에서 운영하는 사회복귀시설로 임실군 임실읍에 둥지를 틀고 있다.
이 곳은 지난 2006년 3월에 개소해 10명의 입소자와 20명의 이용자 등 총 30명으로 출발했다.
현재는 임실 관내 42명의 거주자와 타·시도에서 온 5명의 거주자 등 총 회원 47명이 함께 생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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