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건설이 전주시가 발주한 맑은물 공급사업 공사를 하면서 상수도 신관 교체후 제거해야 할 기존 폐관로를 그대로 묻고 공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져 말썽을 빚고 있다.
29일 전주시 인후동 주민들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이 지난 2009년 3월부터 인후동 일대 맑은물 공급사업 공사를 추진하면서 기존에 묻혀 있던 폐관로를 제거하지 않은 상태에서 신관을 그 옆자리에 매설하는 공사를 해 왔다는 것.
이 때문에 기존 관로 부식에 따른 토양 및 지하수 오염 등 환경오염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더구나 대기업 포스코건설이 공사비 절감을 위해 폐관로를 제거하지 않고 공사를 강행해 오면서 환경오염과 시민들의 불편을 초래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전주시는 지난 2007년 9월 효율적인 상수도 운영관리를 위해 1300억원 규모의 '상수도 전면개량을 통한 맑은 물 공급'사업을 턴키방식(설계·시공 일괄입찰)으로 발주했다.
이 사업에 포스코건설과 한백, 아산, 금호, 태평건설 등 5개사는 시공사로, (주)도화종합기술공사와 (주)국성건설엔지니어링은 컨소시엄으로 감리단을 구성했다.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3월 인후동과 대성동 등 전주시 10개 지역 703km에 걸친 관로 부설공사를 착공, 오는 7월 준공을 목표로 1차분 공사를 벌이고 있다.
공사와 관련 포스코 건설은 일부 구간을 익산 소재 A건설업체와 하도급 계약을 체결했다.
당초 이 사업은 80mm 이상의 기존 주철관뿐 아니라 50mm 이하의 PVC관 등 기타 노후된 관은 철거하는 것으로 설계돼 있다. 또 설계서상 고철처리비가 포함돼 있기 때문에 주철관을 고철 처분해 공사비에서 그 만큼 제외한 다음 정산하며 기타관은 폐기처리해야 한다.
그러나 인후동 일대 주민들은 포스코건설이 신관 교체후 기존관을 철거하는 순서로 상수도관을 교체해야 하지만 150mm이상 주철관 상당수를 방치한 채 공사를 강행해 왔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해당공사를 담당했던 A씨 역시 “기존관을 철거하기 위해 터파기, 되메우기 등의 공사 비용이 기존관을 고철가격으로 판매할 경우보다 비용이 많이 소요돼 공사 구간 대부분의 기존관을 그대로 도로속에 방치하고 작업했다”고 폭로했다.
실제 당시 공사에 참여한 B장비업체(전주시 중화산동) C씨도 “바닥 포장을 위해 10~20cm의 표층을 걷어 내는 과정에서 신관과 기존관로가 나란히 묻혀 있는 것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원청인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설계서상 철거품이 자르기 품만 들어 있을 정도로 미흡해 100% 기존관 철거는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며 "부득이하게 공사를 진행 과정에서 기존관 일부분만 철거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전주시 상하수도사업소 관계자는 "기존관을 철거하지 않은 것이 확인되면 설계변경등을 통해 공사비를 차감하겠다"고 전제한 뒤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기존관을 철거하는 게 맞기 때문에 사실관계 확인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관과 신설관의 위치가 같거나 인접해 있다면 철거예산은 공사비의 약 10%에 불과하지만 방치된 관을 별도로 철거할 경우 신설공사비의 약90%가 소용된다”고 충고했다.
/박상일기자 psi5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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