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고속철도 건설목적대로 운행을

호남고속철도 서대전 경유 운행 반대 여론이 호남과 충청 일각서 들끓는데도 국토교통부가 개통만 뒤로 미뤄놓고 석연치 않은 이유로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처사에 점차 비난 여론이 높아지는 것 같다.
서승환 국토부장관은 송하진 전북지사, 이낙연 전남지사, 윤장현 광주시장 그리고 설문식 충북부지사를 만난 자리서 당초 3월 예정 개통을 4월로 미룬데 대해 ‘의견 수렴과 검토 시간 더 갖기 위한 것’이라면서도 ‘그 때문만도 아니다’고 했다 한다. 개통연기 설명이 뚜렷하지가 못하다.
이들 단체장들은 서 장관에 ‘축제로 치러져야 호남고속철도 개통이 호남과 충남대전 간 지역갈등으로 비화’된데 대해 유감을 말하고 ‘호남고속철도가 그 이름에 걸맞게 운행돼야 한다’고 했다. 서대전 경유 운행은 ‘호철’이 아니라는 것이다.
서 장관은 이에 ‘호철이 당초 건설 목적에 충실해야 한다’면서도 ‘수요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수요란 서대전역 이용 승객을 말하는 것으로 그 때문에 서대전 경유 운행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들린다.
개통 연기 설명도 그렇거니와 서 장관이 건설 목적에 충실하겠다고 하면서도 건설 목적과는 동떨어진 (서대전)수요 고려는 앞뒤가 맞지 않고 납득도 어렵다 하지 않을 수가 없다.
호남고속철도는 분명히 서울 용산역 중심의 수도권역과 익산~정읍~광주 송정역 중심의 호남권역을 시속 350km 고속 KTX로 연결하기 위한 목적으로 국비 8조7천억 원을 투입해 건설했다. 시속 150km 저속 운행이 불가피한 기존 전철노선의 서대전 경유 운행으로 수도권역과 호남권역 연결이 45분이나 지연되는 ‘저속철’ 운행은 호철 건설 목적에 명백하게 배치된다.
서대전역 ‘수요’는 그간에도 전체의 7% 수준에 불과했다. 그마저 호철 KTX가 본격 운행되면 급감할 것임은 물론 이들 수요는 기왕의 새마을호 무궁화호가 담당하고도 남을 것으로 보아야 한다. 서장관의 ‘수요 고려’가 무엇을 말하는지 납득이 불가할 수밖에 없다.
국토부의 오락가락 처사는 충남대전 정치권 일각의 소지역이기주의적인 요구를 넘어서지 못한 탓이 아닐까 의문을 빚어낼 따름이다. ‘호철’을 당초 건설 목적에 걸맞게 ‘호철’로 운행해야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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