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생명수 용담호 “식수원 오염 가능성”…水公 ‘임의 조작’ 논란
한국수자원공사(K-water·수공)가 전북 최대 식수원인 용담댐 하수처리장의 수질원격감시장치(TMS)를 수시로 조작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전북도가 사태 해결을 위한 대응에 나섰다.<관련기사 10면>
각종 이물질이 들어간 오·폐수가 전북과 충남지역 100만명의 식수원인 용담댐으로 흘러갔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만약 사실로 확인될 경우 1차적인 책임은 위탁관리기관인 진안·장수군에 있겠지만 전북도 역시 이들 상위기관으로 책임회피는 어려울 듯 보인다.
2일 한준수 전북도 환경녹지국장은 언론 브리핑을 통해 “한국수자원공사가 진안군과 장수군으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는 하수처리시설 두 곳의 수질 자동측정기(TMS)를 임의로 조작한 사실이 최근 정부 합동감사에서 적발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적발된 하수처리시설은 전주·군산·익산·김제·완주와 충남 서천 등 100만명이 식수원으로 쓰고 있는 진안 용담댐 상류에 있으며, 진안 하수처리시설의 경우 지난해에만 60차례에 걸쳐 수질 자동측정기를 조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질 자동측정기(TMS)는 환경기초시설 방류수의 생물학적 산소요구량과 화학적 산소요구량, 부유물질 등을 측정해 실시간으로 환경공단에 보고하는 장치이다.
그러나 수공은 이 장치의 측정 계기를 조작하는 수법으로 기준치를 초과하는 방류수가 배출돼도 적정치 이하인 것처럼 보고되도록 꾸민 것으로 전해졌다.
수공은 하수처리장의 수질을 기준치 이하로 낮추기 위해서는 메탄올과 고분자 응집제 등 각종 약품을 투입해야 하는데 경비 절감을 이유로 이 같은 조작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전북 최대 식수원인 용담댐에 각종 오·폐수가 제대로 처리되지 않은 채 유입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수공에 대한 비난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수공은 각종 자료 등을 통해 하루 100만명의 주민에게 맑은 생활용수를 공급하고 있다는 내용을 적극적으로 홍보해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도는 용담댐 사태에 대한 즉각 대응에 나서기로 하는 한편 용담호 수질조사도 실시, 도민들의 불안감 해소에 나섰다.
도 관계자는 “송하진 지사가 도민 대부분이 먹는 물과 직결된 사항임을 명심하고 엄격하고 빠른 실태확인과 정확한 후속조치를 강력하게 지시했다”며 “용담댐 유역 하수처리시설에 대한 즉각적인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노후시설과 용량부족시설에 대해서는 예비비를 투입해서라도 보수해 도민들이 안심하고 물을 먹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수공 관계자는 이날 전북도청을 방문해 “수질원격감시장치와 관련해 투명하게 법적 절차를 따르지 못한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감사 결과 현장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 관계자 처벌은 물론 즉각 재발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해명했다.
한편 도내 452개 하수처리 시설 가운데 하수도법에 의거해 TMS를 설치해야 하는 시설은 40개이며, 전체 하수처리 시설 가운데 278곳이 민간위탁된 상태다./김대연기자·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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