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열치열이라 했다. 한낮의 태양만큼이나 뜨거운 대한민국 소극장들의 열기를 전주에서 느껴보는 건 어떨까. 연극협동조합 대한민국소극장열전이 주최하고 극단 명태(대표 박 나래미)가 주관하는 ‘2015 전주 대한민국 소극장 열전’이 지난 19일부터 7월 18일까지 한 달 여간 전주 아하아트홀에서 열리고 있다.

전주, 부산, 대구, 대전, 광주, 구미, 춘천의 대표극단들이 참여하는 소극장 교류행사로 4회째인 올해는 안산까지 합류해 모두 8곳이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순회지역 중 한 곳인 전주에서도 각 극단들의 대표작을 만날 수 있다.

먼저 전주의 극단 명태는 19일과 20일 ‘귀향(연출 및 각색 최경성·극작 극단 한강 공동창작)’을 소개했다. 1945년 해방을 맞아 위안부 생활을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세 여성의 감정선을 따라가는 작품.

안산 정의로운 천하극단 걸판은 미국 대공황 시기 농장을 잃고 캘리포니아로 향한 한 가족이 죽음과 착취, 기아, 가뭄 등 온갖 부조리와 어려움을 겪는 과정을 좇는 ‘분노의 포도(극작 및 연출 오세혁, 26일과 27일)’를 올린다.

춘천 극단 도모는 폭력과 폭언을 일삼던 아버지로 인해 아픈 어린 시절을 보낸 두 자매가 18년 만에 찾은 집에서 지난날을 더듬는 ‘작은 방(연출 용선중·극본 오혜정, 30일과 7월 1일)’을 선보인다.

이어 구미 (사)문화창작집단 공터_다는 청록파 시인인 조지훈과 박목월을 주인공으로 그들의 우정과 검열에 의한 잡지 폐간을 비롯한 일제강점시대를 전하는 ‘청록(극작 및 연출 김영승, 7월 3일과 4일)’을 준비한다.

대구 극단 한울림은 시기를 알 수 없는 이상한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지배자로 인해 탈출하지 못하는 가운데 우연히 찾아든 소녀로 인해 도시가 변해가는 과정을 그린 ‘변태-꽃은 지다(연출 정철원·극본 공동, 7월 7일과 8일)’를 연다.

부산 극단 어니언 킹의 ‘천국 주점(연출 전상배·극작 중차오 까오쥰야오, 7월 10일과 11일)’은 장의사와 굿을 하는 이가 상처투성이인 3명의 망자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다. 삶과 죽음을 오가며 무거운 침묵이 일기도 한다.

대전 극단 놀자의 ‘그리움에 대하여(연출 및 극작 나무, 7월 14일과 15일)’는 몸과 마음이 지친 한 남자가 꿈에 대해 얘기하던 중 그 속에서 3명의 여자와 마주치고 그리웠던 날을 떠올리는 내용이다.

마지막은 광주 극단 푸른연극마을의 ‘꽃 피자 어데선가 바람 불어와(연출 이당금·극작 백하룡, 7월 17일과 18일)’가 장식한다. 우리네 ‘춘향전’을 재해석, 몽룡과 춘향이 사랑하고 탐관오리 변학도가 남원부사로 부임해 춘향에게 수청을 요구하는 일련의 줄거리가 잇따른다.

총연출을 맡은 최경성은 “연극예술의 기반이 되는 소극장 활성화와 함께 연극인들의 창작기반 마련을 위해 진행하고 있다”면서 “다른 지역을 방문하지 않으면 볼 수 없었던 공연들을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는 게 큰 매력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전했다. 274-7114./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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