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부터 독일 본에서 39차 회의를 진행 중인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4일 오후(한국시간) 심사회의를 속개해 한국이 신청한 ‘백제역사유적지구’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결정했다. 전북으로는 백제문화유산의 중심지임을 세계가 인정한 것이다. 백제역사유적지구는 전북 익산 미륵사지터와 왕궁리 유적, 그리고 충남 공주의 공산성과 송산리 고분군, 부여의 관북리 유적과 정림사터, 부소산성·능산리고분군, 부여나성 등 대표적인 백제 왕조의 유적 8곳으로 이뤄져 있다.
  문화재청은 “백제역사유적지구의 유산들이 한국, 중국, 일본의 고대 왕국들 사이의 상호교류로 이룩한 건축기술 발전과 불교 확산을 보여주며, 백제 역사와 문화의 특출한 증거라는 점을 인정받았다”며 “유적 보호를 위한 효과적인 법적 체계와 보존 정책, 체계적인 관리로 보존상태가 양호한 점 등도 좋은 평가를 받는 요인이 됐다”고 발표했다.
  백제역사유적지구는 2010년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오른 뒤 지난해 1월 등재를 공식 신청했으며, 지난 5월 유네스코자문기구인 이코머스(ICOMOS: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가 등재권고 판정을 내려 백제유산 첫 등재가 유력시돼왔다.
  이번 결정으로 한국은 1995년 경주 석굴암·불국사와 합천 해인사 장경판전, 서울 종묘가 처음 등재된 이래 모두 12건의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북한의 경우 2000년대 이후 평양 일대의 고구려고분군과 개성 역사유적지구를 세계유산으로 등재한 바 있다. 이번 백제유산 등재로 고구려, 신라와 더불어 삼국시대 주요 문화유산들이 모두 세계문화유산 목록에 오르게 됐다.
  이번 유네스코의 결정은 백제역사 문화의 찬연한 모습을 인정한 곳으로 풀이된다. 백제는 그동안 고구려, 신라에 가려져 그 역사의 중요성을 인정받지 못했지만 이번 세계문화유산 지정을 계기로 또한번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그 중심부에 있는 전북의 미륵사 유적과 왕궁리 유적에 대한 보다 철저한 발굴과 보존대책, 그리고 문화유산의 중요성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이번 차지에 전북은 백제의 고도로 위상을 인정받은 만큼 이제 후손들의 찬란했던 백제문화유산을 길이 보존하는 일이 남아있다.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