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0여 년간 꾸준한 활동과 다채롭고 수준 높은 공연으로 지역연극계를 이끌어온 전북 최초의 극단 ‘창작극회’와 정통연극은 물론 뮤지컬부터 콘서트에 이르기까지 소극장 공간을 백배활용하며 새로운 시도를 거듭하고 있는 11년차 극단 ‘문화영토 판’.

신‧구세대가 마련한 연극세례로 가만히 있어도 땀이 절로 흐르는 한증막 더위를 식혀보는 건 어떨까. 먼저 창작극회(대표 박규현)는 제144회 정기공연으로 17일부터 8월 2일까지 창작소극장에서 ‘곰스크로 가는 기차(작 프리츠 오르트만‧각색 및 연출 박규현)’를 선보인다.

꿈을 잃은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고 불리는데 먹고 사는데 치중하다 보면 점차 잊게 되는 꿈과 비전, 목표 같은 문제들을 한 번쯤 돌아보고, 되새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서일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에게 들어왔던 도시 곰스크를 언제나 그리워하던 남자가 결혼 직후 아내와 함께 곰스크행 열차를 타지만 경유지에 내렸다 열차를 놓친 후 현실에 매여 사는, 그러면서도 가보지 못한 그곳을 그리는 모습을 좇는다.

연출자는 “인간은 예술 속에 있을 때 삶 속에 있지 않고 삶 속에 있을 때 예술 속에 있지 않다고 할 정도로 본질적인 측면에서 다르지만 그것들을 내 안에서, 나의 책임 통일 안에서 하나가 되게 해야 한다”면서 예술가이자 생활인으로서 작품과 맞닿는 측면을 밝혔다. 출연진은 이부열, 이종화, 김수진, 강동균, 김선이, 성민호다. 282-1810.

문화영토 판(이사장 정진권)은 올해 다섯 번째 연극으로 17일부터 8월 1일까지 소극장 판에서 ‘바람난 삼대(작 민복기‧연출 홍자연)’를 올린다. 세 남자의 기막힌 연애공방전을 표방하는 작품은 3대가 함께 사는 아파트에 집이 빈 줄 알고 찾아든 각 세대가 연인들을 집으로 데려오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담는다.

특히 1인 3역의 2인극으로 눈길을 끈다. 남녀배우 2명이 각각 70대 할아버지와 50대 아버지, 20대 아들과 그들의 연인을 연기하는데 나이별로 뚜렷한 개성과 특징은 보는 이들의 웃음을 자아낼 예정이다.

교장 선생님을 역임했던 깐깐한 할아버지와 미녀 할머니, 이혼하고 생활에 치여 사는 소심한 아버지와 그의 순수함에 이끌린 같은 회사 노처녀 여직원, 물리를 전공했지만 취업이 되지 않아 환경미화원 시험을 준비하는 청년백수 아들과 연상 여자 친구가 그 주인공.

연출자는 “작가는 ‘바람’이라는 표현을 택했지만 진짜 하고 싶은 얘기는 ‘사랑’이 아닐까”라며 “삼대는 사랑으로 인해 삶이 달라지고 살아가는 이유를 찾았다. 모든 관객들도 그러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232-6786./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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