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일선 경로당에 국비로 지원되는 냉·난방비를 통합해 운영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여름철에 지급되는 경로당 냉방비가 남는데도 불구하고, 회계 투명성의 이유로 ‘냉방’ 목적이외에 사용하지 못하면서 여름철 마다 남은 지원금을 다시 국고로 반납하고 있기 때문으로 예산활용에 대한 융통성이 요구된다.

4일 전북도에 따르면 전북지역 6472곳의 경로당은 여름과 겨울철 냉·난방비와 함께 각종 공과금과 시설유지비로 쓰이는 운영비를 지원받고 있다.

이중 여름철 냉방비와 관련해 에어컨이 설치돼 있는 경로당은 4834개소, 선풍기만 보유한 경로당이 1573개소, 냉방기 미보유 경로당은 65개소로 집계됐다.

이들 경로당에 지원되는 공식적인 냉방비는 7월과 8월 두 달 동안 각각 5만원씩 국비로 지원된다.

하지만 최근 2년 동안 도내 14개 시·군의 ‘경로당 냉방비 국고지원사업 정산내역’을 살펴보면 지원액이 오히려 남아돌아 국고로 반납되는 이해하지 못할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 지난 2013년 도내 8개 시·군에서 국비로 지원된 경로당 냉방비 7690만원이 국고로 반납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지난해에는 9개 시·군에서 9921만원이 국고로 반납되는 등 최근 2년 동안 무려 1억 7611만원이 남아서 국고로 반납됐다.

시군별로는 고창군이 6103만원으로 가장 많이 반납했고, 이어 진안군(3425만원), 남원시(1948만원), 부안군(1836만원), 군산시(1491만원), 익산시(1312만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국고로 지원되는 경로당의 냉방비 지원금이 반납되는 원인으로는 경로당을 이용하는 어르신들이 한여름 전기세가 아까워서 에어컨을 켜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국비로 지원되는 경로당 냉방비가 충분해서 국고로 반납되는 것이 결코 아닌 셈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경로당에 국비로 지원되는 여름철 냉방비와 겨울철 난방비를 통합해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도내 노인복지 한 전문가는 “노인들은 에너지 절약이 몸에 배어 있어 난방비를 아끼려 하고 있지만, 남으면 전액 반납해야 해 일부 경로당에서는 과다한 난방으로 인한 에너지 낭비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며 “경로당 냉방비를 난방비와 통합 사용하거나 운영비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 개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국비 지원액이 반납되는 현상에 대한 정확한 실태 조사를 추진해 개선 방안을 마련하는 등 경로당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김대연기자·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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