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휴가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면 맛과 스포츠, 휴양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이곳은 어떨까?
산과 바다가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진 가운데 석양이 내려앉고 요트의 짜릿함을 느낄 수 있는 부안 격포항 인근 궁항이 바로 이곳이다.
거기에 주변에는 직소폭포와 채석강 등 천혜 절경이 덤으로 주어진다.

해안 절경이 빼어난 외변산을 대표하는 격포를 찾아가는 길이 명승이다.
외변산을 대표하는 명승지로 손꼽히는 격포일대 채석강은 바닷물의 침식작용으로 독특한 해안 절벽을 형성하고 있다.
화강암과 편마암 위에 퇴적암이 성층을 이뤄 마치 책을 수만 권 쌓아놓은 듯하다.
중국 당나라 이태백이 즐겨 찾은 채석강과 유사하다고 ‘채석강’이라 이름 붙였으며, 적벽강과 함께 명승 13호로 등재되었다. 물이 들고 날 때를 기다려 바위에 올라서려는 사람들로 늘 번잡하다.
그 안으로 펼쳐지는 격포해변은 소담스런 풍광의 아름다움이 황홀하기까지 하다.
드넓은 해수욕장은 아니어도 인근의 기암절벽과 아담한 모래 해변이 어우러져 묘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붉은 석양이 바다의 수평선에 일렁일 때 마실 나온 가족과 연인들의 모습은 마치 가지런히 세워놓은 피큐어같다.

격포해변 남단에는 격포항이 있다. 이곳에 다다르면 바람과 함께 금빛 물결을 가르고 있는 요트들이 바다를 수놓고 있다.
천혜 자연환경이 이뤄낸 배경으로 꽃으로 수놓은 듯한 격포 궁항에서는 여름이면 요트꽃을 보게 된다.

외국영화에서 볼법한 아름다운 해변 감상에 취하다 보면 비릿한 바람 냄새가 콧속으로 전달되면서 빨간색 요트 돛대가 눈에 들어온다.
바다위로 떠 있는 움직이는 것조차 신기한 형형색색의 작은 요트들이 무리를 지었다 흩어진다.
갈매기 떼처럼 사라지던 작은 배에서 열 살 남짓한 또래의 소년들이 보인다.
아이들의 어린 눈망울 속에서 뿜어 나오는 열정과 패기, 자신감 넘치는 표정이 어른 못지않다.
요트선수의 꿈을 키우는 어린이들이다.
아름다운 이곳에서 실업팀을 비롯한 고등부, 중등부, 초등부 선수들이 요트에 꿈을 싣고 앞으로 나아간다.
뿐만 아니라 매해 여름이면 이곳에서 일반인들도 평일반과 주말반과 종일반으로 나뉘어 저렴한 가격으로 무동력 세일링인 요트를 경험할 수 있어 스포츠광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부안요트학교에서 요트를 몸소 체험하고 나서는 주변 구석구석엔 깨알 같은 명소들을 돌아보며 힐링을 하면 그야말로 딱 이다.
먼저 요트학교 입구에 있던 궁항은 낮보다 밤이 더 아름답다. 검은 밤바다에 초승달 하나가 덩그러니 밤바다 냄새가 콧속으로 전해지는 착각이 들 정도다.
방파제에서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수확에 기쁨을 만끽 할 수 있다.
방파제에선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새우미끼를 끼워 던져 놓기만 해도 작은 물고기를 낚을 수 있다.
요트학교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전라좌수영 세트장에 도착한다.
이름도 생소한 전라좌수영영화, 명량이라고 하면 그 영화 하고 생각이 날것이다.
이곳에서 영화 명량이 촬영됐으며 옛 건물로 이뤄진 세트장이다.
또 세트장을 지나 해변으로 가면 작고 깨끗한 돌해변을 만날 수 있다.
모래가 아닌 작은 돌로 이뤄진 동해변은 바닷물이 들고 날 때마다 파도치는 소리와 함께 돌구르는 소리가 시원하게 들린다.
어린 아이들이 있는 가족이라면 물놀이를 즐겨도 좋은 해변이다.
전라좌수영을 지나면 격포항이 나온다. 격포항에 수산물어판장이 있고 맛난 음식을 파는 식당들이 즐비하다.
사람들이 저마다 다르겠지만 부안 스타일로 친절함이 일색이다.
또 선상낚시를 즐길 수는 배들이 있고 격포항 방파제로 이어진 산책로엔 영화 아바타에 나올 법한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격포 사내에 다다르면 변산반도 최고의 명소인 채석강이 있다. 자연이 이뤄낸 비경을 감상 할 수 있다

끝으로 부안의 변산9경 가운데 절경으로 꼽히는 직소폭포를 빼놓을 수 없다.
높이 30m 암벽에서 쏟아지는 물줄기가 한여름이면 청아함을 더한다.
내변산 중심에 자리 잡은 직소폭포는 조선이 낳은 여류 시인 매창 이계생, 촌은 유희경과 함께 부안삼절로 꼽힌다. “직소폭포와 중계계곡을 보지 않고는 변산에 관해 얘기하지 말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비경을 자랑한다.
직소폭포 탐방은 내변산분소에서 시작해 직소폭포까지 2.2km 거리로 주변을 감상하며 걸으면 왕복 2시간가량 걸린다.
폭포 앞에 다다르는 몇몇 돌길 외에는 대부분 완만한 코스로 이루어져 있어 누구나 찾아 갈 수 있다.
중간에는 봉래구곡과 실상사 등 주변 볼거리들이 발걸음을 더욱 들뜨게 만들기도 한다.
야트막한 언덕을 오르면 드넓은 직소보가 먼저 모습을 드러내며 바람 없는 날에 직속폭포는 내변산의 빼어난 풍광을 몸 안에 담아낸다.
빼어난 자태를 쉽게 드러내지 않는 직속폭포는 선녀탕과 분옥담이 폭포의 전조를 알려준다. 폭포에서 떨어진 물은 작은 폭포수 줄기와 만나 탐스러운 소를 만든다.
이곳에서 올려다보면 직소폭포가 암벽 가운데서 물줄기를 쏟아내며 물 아래는 푸른 기운이 깃든 웅덩이가 하늘을 머금고 있다.
직소폭포 전망대에서 바라볼 수 있지만, 좁은 산길을 거쳐 폭포 앞까지 다가서야 그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폭포는 보고, 듣는 것은 물론 그 포말이 닿을 것 같은 바위에서 땀을 닦아낼 때야 진면목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신혜린기자·say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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