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오감만족 농촌문화체험 학생을 사로잡다

<농업이 미래다: 김제 남포들녘마을> 황성조 기자l승인2015.08.18l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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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부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는 학생들

김제 남포들녘마을


하늘과 땅이 막힘없이 만나는 곳, 김제 만경평야. 황금빛으로 일렁이는 들녘과 어우러진 꽃길, 풍성한 가을걷이 풍경 저편에 베어있는 아픈 역사의 흔적까지.
동학혁명 당시 너른 벌판 자그마한 야산에 흰옷을 입은 농민들이 모였는데, 멀리서 보면 백산으로 보이고 농민들이 앉으면 죽창이 대나무 숲처럼 보인다고 해서 '서면백산, 앉으면 죽산'이라고 불리기도 했던 곳. 조정래 대하소설 '아리랑'의 주무대가 되기도 했던 쌀의 주산지 김제 남포들녘에는 사계절 농촌체험이 가능한 정보화마을이 있다./


◆남포들녘개발사업

들녘마을로 불리우는 김제 성덕면 남포리는 한 때  500가구가 훨씬 넘는 포구 안쪽 마을사람들이 인근에서 가장 큰 5일장을 열었던 곳이다.
현재 194가구의 마을 주민들은 마을경제 활성화를 위해 남포들녘정보화마을센터, 희망남포작은도서관, 남포들녘녹색농촌체험마을을 만들어 지평선들녘권역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곳은 청동기 시대에 시작됐던 도작문화가 그대로 남아있는 지평선의 고장 김제이고, 약 600ha의 넓은 청보리밭으로 유명한 곳이다.
정보화마을센터를 중심으로 '들녘 농촌문화 교육체험'이 진행되는데, 지푸라기공예, 쌀피자 만들기, 공포체험, 소여물주기, 자전거타기, 트렉터 타기, 장고풍년가락 따라하기, 다딤이 리듬만들기, 농촌풍경 사진대회, 벽골제 탐방, 도자기만들기, 나무곤충만들기, 도자기 풍경만들기 등 연중 체험프로그램이 다양해 한 해 최소 2,000명 이상의 학생들이 이곳을 찾는다.
특히, 지평선 자체가 자랑거리인데, 난생 처음 탁 트인 넓은 들녘을 본 충청북도 방문객들이 감탄을 멈추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자전거로 가을 황금벌판 논길 사이를 달릴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는게 수도권 학생들의 추억이기도 하다.

◆인근 관광지

벽골제는 조상의 지혜와 슬기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수리시설로, 김제벽골제수리민족유물전시관, 단아각, 우도농악관, 벽천미술관, 조정래아리랑문학관, 벽골제수문, 벽골제테마공원 등으로 구성됐으며, 매년 지평선 축제가 열리는 곳이다.
또 김제 서쪽 진봉반도 끝머리 작은 포구인 심포항은 지금은 새만금 방조제에 의해 담수화됐지만, 이 물길을 감상하며 내측 방수제를 따라 16km 정도 자전거를 즐길 수 있다.
이밖에 들녘과 심평천, 새만금사업을 통한 제방 및 수유지, 망해사 등이 있고, 정보화마을은 이들을 연계한 들녘농촌문화교육체험을 운영한다.
역사도 짧지 않은데, 지난 2000년부터 마을주민정보화 교육을 진행했고, 2003년부터는 농촌문화 교육체험 프로그램을 개설해 청소년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귀농인 팀장 고정수

마을사업은 정보화마을센터를 중심으로 운영되며, 고정수 팀장(42)이 이곳 체험활동을 총괄한다.
고 팀장은 지난 2013년 8월에 이곳 고향으로 귀농했다.
서울 경동시장 한약재료상으로 바빴던 고 팀장은 아버지 병 간호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돈에 대한 아쉬움을 버리고 시골생활을 결정했다.
고향에 내려와 귀농귀촌 교육도 받고 후계농업경영주 신청도 했는데, 농사보다는 행정적 사무를 더 많이 맡게 됐다.
마을 인구가 줄고 고령화됐을 뿐만 아니라 일손 부족으로 농사일에 바쁜 주민들이 행정적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어쩔수 없이 마을사업에 도움을 줄 운영 책임자로 나서게 됐다.
고 팀장은 이제 손에 흙을 묻히는 대신 정보화마을사업 행정처리 등 대부분 업무를 맡아 마을 농사를 짓고 있다.
고 팀장은 "기존 위원장님이 잘 운영하신 덕에 사업을 쉽게 진행할 수 있었다"며 "타지로 떠나신 위원장님을 실망시키지 않을 만큼 마을사업 운영에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지역교육사업의 주체로 변해야

고정수 팀장은 지역농산물 유통 및 체험활동 수요의 95%는 지역교육청에서 담당토록 하는 전략이 필요하며, 김제시 교육청이 교과 과정과 연계한 체험 프로그램을 강화함으로써 이 지역 체험농가의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체험을 통해 직거래 판매 및 농외소득이 올라가면 그만큼 도시민 입맛에 맞는 프로그램 개발 및 시설투자로 이어져 결국 농촌6차산업이 정착된다는 것이다.
또한 지역 아이들의 교육활동은 고령화 농촌마을을 활성화시키고 지역 어르신들의 농외 소득을 창출함은 물론, 다양한 강사들의 운영기반도 도와 향후 도시민 유치에 도움을 주고, 아이들 역시 타지역으로 체험활동을 떠나는 대신 고향마을 문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고정수 팀장은 김제시의 마을만들기 사업 및 체험시설 지원사업이 성공하려면 기반유지가 가능하도록 김제시 교육청이 나서야 하며, 시청 및 농업기술센터의 협조가 절실한데, 최근 이 일을 맡았던 담당자가 순환보직으로 보직변경된다는 소문이 있어 체험마을협의회 등 관계자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동안 교육과의 연계가 중요함을 알고 있던 주무관이 빠지면, 힘들고 어려운 이 일을 후임 담당자가 추진하지 않으려는 경우를 우려하는 것이다.
고 팀장은 김제시 마을사업협의회와 함께 이 문제를 해결하려 고심하고 있다.

◆남포들녘정보화마을의 미래

남포들녘정보화마을은 지난 7월부터 도교육청의 '방과후마을학교' 사업을 유치해 인근학교의 돌봄 기능을 수행해 마을재정의 효자 역할도 하고 있다.
주변 3개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방과후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인근 학생 돌봄 기능 및 고향문화 학습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다.
학생들은 쌀과 밀가루가 섞인 '쌀피자' 만들기를 좋아하며, 어른들도 '임실치즈' 브랜드를 알아보고 쌀피자를 즐긴다.
또 지역에서 생산한 콩을 불려 맷돌에 갈아 두부를 만들기도 하는데, 학생들은 "두부도 재미있지만, 김치가 정말 맛있다"며 부모를 졸라 포장해 가는 학생도 있다.
김제교육청 오선화 장학사는 "학생들 학습 체험활동 여건이 많이 부족한 상황에서 남포리 체험학습이 그나마 대안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고 팀장은 "실제 마을사업 투자대비 체험소득이 적어 지속 가능성을 잃어가고 있는 마을이 많다"며 "한 학생이 커가면서 지역 곳곳의 문화를 체험하고 특색을 이해하는 것도 교육적으로 상당히 의미있는 일이 될 것이고, 학생들의 연중 고른 방문이 또한 지역 마을사업의 자립 기반을 다지는 시작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등잔 밑이 어두운 것처럼, 김제시와 교육청, 농기센터와 마을 등이 가까운 곳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는게 고 팀장의 주장이다./황성조기자


황성조 기자  food2drin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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