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승헌 전 감사원장이 7일 전북도청 대회의실에서 특강을 하고 있다.

한승헌 전 감사원장이 7일 “사법부는 국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민주적 정당성을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전 원장은 이날 오전 전북도청 4층 대회의실에서 전주지법 판사와 직원, 도청직원, 학생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법원의 날’ 기념특강에서 “법원은 국가 3부 중에서 유일하게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라며 “사법부는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 민주적 정당성의 기반을 북돋아야 한다”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금 사법부가 귀를 기울여야 할 공론 내지 여론 중에서 이른바 ‘법적 안성정’이 보수와 또는 수구화와 등식관계로 흐르거나 기득권 세력 우위와 혼동해서는 안되고 그런 관점에서도 대법원 구성의 다변화를 주장한다는 여론은 존중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전 원장은 대법원을 비롯한 합의제 재판에서 ‘소수의견’이 사라지는 현상에 대해 “재판을 통해 존중돼야 할 소수자 보호의 목소리가 사라진다는 징후인데 이 또한 최고법원 구성의 단색화에서 오는 위험한 현상”이라고 경계했다.

사법권의 독립에 대해 강조한 한 전 원장은 “올해가 처음인 ‘대한민국 법원의 날’이 앞으로 연례적인 기념식이나 행사의 되풀이에 그치지 않고 국민과의 소통과 이해, 민주사법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내실 있는 계기가 되길 염원한다”고 말한 뒤 강연을 마무리했다.

대법원은 매년 9월 13일을 ‘대한민국 법원의 날’로 지정하고 올해부터 기념식과 각종 학술대회 등을 열기로 했다.

9월 13일은 1948년 우리 사법부가 미군정으로부터 사법권을 이양받고 가인 김병로 선생이 초대 대법원장으로 취임한 날로 올해부터 대법원이 기념일로 지정했다./백세종기자·103b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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