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으로 먹는' 여름딸기로 틈새시장을 선점하다

<농업이 미래다: 무주 '스트로베리하우스 농장' 황성조 기자l승인2015.09.15l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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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는 우리나라 한 여름 기온에 힘없이 죽고 만다. 이는 딸기가 대표적 저온성 식물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보통은 여름딸기를 구경하기가 쉽지 않다. 일반 딸기 생산농가들은 주로 시설에서 재배해 추운 11월부터 수확을 시작하고, 4~5월 노지딸기 수확을 마지막으로 1년 농사를 마무리한다. 6월부터 11월까지 딸기를 생산해 틈새시장에 납품하는 농가는 강원도 일부와 전북 무주군이 유일하다. 이 지역들은 여름에도 저온을 유지하는 8~900m 고지대이기 때문에 여름딸기를 생산하는 국내 특화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눈으로 먹는 여름딸기

소비자들은 사시사철 딸기가 포함된 케익을 많이 찾는다. 그런데 여름엔 딸기가 제철이 아니라 케익 위에는 작은 알맹이의 고랭지 딸기들이 장식된다.
국내에서 여름딸기를 재배할 수 있는 지역은 강원도 및 무주 덕유산 일부분 고지대 뿐으로, 이곳에서 생산하는 딸기는 대기업이 제휴로 모두 가져가고 개인에게 판매할 생산량은 없다.
수량도 많지 않고 가격이 너무 비싼데다 맛도 당도가 딸리고 산도가 높아 케익 및 빙수 위 장식에 조금 사용되는 여름딸기는 눈으로 먹는 딸기가 됐다.
또 비싼 가격 때문에 여름철 제과점 딸기 조각 케익이나 원형케익 가격까지 상승시키곤 한다.

◆스트로베리하우스농장

전북 무주군 무풍면 삼거리 오두제 정상, 백두대간 덕유산 자락 900m 고지에 위치한 김진희 대표(35)의 농장은 작물 이름 그대로 '스트로베리하우스'라 명명했다.
'반딧불여름딸기영농조합법인' 6개 농가가 모여있으며, 이 중 하나인 김 대표의 3,300㎡(1,000평) 시설하우스에선 딸기 2품종(열하/고하)을 고설 재배하고 있다.
일찍이 이 곳에서 고랭지배추 농사를 짓던 김 대표는 시설비로만 1천평당 2억7,000만원(도 농업기술원 70% 지원)이나 소요되는 고랭지 딸기농사에 과감히 도전했고, 5년째 성공적인 수확을 얻어내고 있다.
평야지역 노지에서 6월 초 끝물 딸기를 수확할 때 이 곳은(6월 15일경부터) 고랭지 딸기를 수확한다.
이 곳 딸기는 11월 말까지 수확이 가능한데, 최근 평지에서도 수확기를 당겨 10월부터 수확에 들어가고는 있지만 수량이 적어 양쪽 딸기 모두 단가가 비싸다.
즉, 고랭지 딸기는 6월~11월까지 항상 비싼 가격에 팔려나간다.
김 대표가 부모님과 함께 짓는 배추농사 3만평이 약 1억원의 소출을 올려주는데, 고랭지 딸기 1천평에서 이 금액이 나올 정도다.
특히, 김 대표는 일찍이 아이들 농사까지 시작해 중 3, 초 6, 초 3학년 등 자녀 셋을 둔 진정한 부농을 이루고 있다.

◆도내 유일한 900m 농장 집단지

여름딸기는 고지대일수록 좋은데, 김 대표의 900m 고지 농장은 강원도에서도 몇몇 곳만 이 높이에 해당할 정도로 희소성이 있어 더욱 가치가 있다.
국내 여름딸기를 생산하는 곳은 강원도(2만평)와 무주(6천평) 정도인데, 강원도에는 900m 고지대에 일정하게 농장이 분포되지 않았고, 오직 무주 오두제만이 고지대에서 여름딸기를 집단 생산하는 유일한 지역이 됐다.
또 다른 장점은 비타민C다. 여름딸기 당도는 떨어지지만 비타민C는 겨울딸기의 20배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딸기처럼 산도가 높은 맛인데, 비타민C와 함께 무기 영양분이 풍부하고, 신맛은 신경통과 류머티즘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성분들로 채워졌다.
아울러 붉은 색의 항산화 물질로 알려진 안토시아닌(anthocyanin)이 포함됐는데, 노인과 어린이, 임산부의 면역력을 높이기도 한다.
딸기잼의 경우 새콤달콤함이 더해 오히려 여름딸기로 만든 잼 맛이 일품으로 평가받는다.
이와 함께 딸기 전량이 계약재배되고 있어 고정된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또한 꽃의 연속출래로 수량이 많아 3.3㎡당 수확량이 겨울철에 비해 많다. 여름딸기를 재배할 이유가 충분할 정도로 장점이 많은 셈이다.

◆성장성

김 대표네 딸기 '열하/고하'는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우리나라 토종 여름딸기로, 로열티를 지불하지 않는다.
'고하'는 국내 최초로 개발한 사계성 여름딸기로 과실 모양과 맛이 좋다.
'열하'는 30g 이상의 큰 열매가 많이 생산돼 케이크, 찹쌀떡딸기 등 디저트 가게에서 인기가 많다.
이들 품종은 수입 품종보다 당도가 높고 생산량이 30% 이상 많아 재배 농가와 가공업체에서 인기가 높다.
국내 유명 제과업체들은 '고하' 딸기를 하루 100kg 이상 납품 받아 빵과 생과일주스 등 30여 가지 제품으로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또 서울 디저트 카페에서는 딸기무스, 딸기잼, 딸기초콜릿, 딸기모찌,  딸기스무디, 딸기라떼, 딸기케익, 빙수 장식 등에 사용하고 있다.
특히, 임산부들이 여름에 시큼한 딸기를 많이 찾아 이들 가게에서 딸기를 이용한 케익 등은 포기할 수 없는 여름철 효자 품목이다.
그런데 김 대표의 오두제 농장 같은 고지대를 찾기가 쉽지 않다.
즉, 아무나 할 수 없는 지역적 장점까지 김 대표네 '스트로베리하우스'는 수익이 보장된 농장이 됐다.

◆미래

김 대표는 일손 부족으로 딸기 선별 및 포장 등을 산지수집상이 처리하는 바람에 유통마진의 큰 부분을 포기해야 한다.
시설을 늘리고 직접 유통 경로를 늘리길 원하지만, 일손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브랜드 제과점 및 대규모 소비처는 선별 및 포장, 유통 등 완벽한 납품을 원하는데 반해 김 대표 부부만으로는 연속출래로 오는 딸기를 솎아낼 시간도 없다.
김 대표는 "솔직히 겨울 시설딸기에 비해 맛과 당도는 떨어지지만, 케이크 크림이나 시럽 장식과 곁들여 먹게 되니 소비자가 당도를 신경쓰지 않는다"고 여름딸기 판매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했다.
이어 "그런데 고정적 일손 구하기가 어려워 시설 확장 등 계획을 세우기가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향후 일손에 대한 해결방안을 찾게 되면 시설을 늘리고 유통까지 책임지는 부농을 꿈꾸고 있다"고 말한다. 김 대표의 꿈은 현실성이 높아 보인다./황성조기자

 


황성조 기자  food2drin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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