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가 원산지인 '얌빈'(히카마)은 구근 식물로, 급성당뇨·황달·통풍·고지혈증 등의 해결사로 알려졌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최근에서야 각 신문과 방송 등에 알려진 식물로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하다. 전북 진안군 백운면 '동산농원' 임강환 대표(50)는 뜻하지 않게 얻었던 병을 '얌빈'으로 잡으면서 '얌빈' 전도사로 나서고 있다./

◆'얌빈' 전도사

전북 진안군 백운면 '동산농원' 임강환 대표(50), 전숙씨(50) 부부는 전북지역에서 '얌빈'을 처음 재배했다.
지난 2011년 전주에서 운송업을 하던 남편 임강환씨는 혈관성 질환으로 쓰러져 '급성 뇌경색'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오래된 술, 담배, 고기 습관이 원인으로, 결국, 뇌경색·뇌부종·동맥경화·고지혈증·고혈압 등과 초기 치매라는 진단까지 받게 됐다.
당시 담당의사는 갑자기 쓰러져 불구가 되거나 죽음에 이를 가능성을 경고할 정도였다.
이 때 임강환씨의 몸 상태를 잘 알고, 또 극진히 생각하던 친구가 임씨에게 '얌빈'을 적극 권했고, 임씨는 '얌빈'이 혈관질환에 좋다는 설명에 직접 재배하기에 이르렀다.
2013년 고향인 백운면으로 귀농한 임·전 부부는 1만9,800㎡ 농지에 '얌빈'을 심었다.
임씨는 이 때부터 꾸준히 '얌빈'을 섭취했고, 2015년 모 방송사 프로그램 출연 당시 종합병원을 통해 실시한 임씨의 혈관 정밀진단에서 한 때 막혔던 흔적만 남았을 뿐, 혈관 및 혈행이 정상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를 계기로 부부는 작물 효능에 대한 자신감으로 '얌빈' 전도사가 되고 있다.

◆무와 배 사이

'얌빈'(히카마)이란 원산지가 남미(주산지 멕시코)인 콩과의 덩굴 식물로, 뿌리를 섭취하는데 천연 이뉼린 식이섬유의 효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얌빈'은 ▲식물성 유황 성분을 다량 함유해 피부 노화 예방 및 강력한 항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밖에 ▲다량의 미량 원소 함유로 피를 맑게 하고 배변을 촉진하는 작용 ▲각종 피부병에 대한 효능 ▲콜레스테롤 합성 억제 및 혈전 분해 작용 ▲혈관 팽창 및 혈행 증강 작용 ▲헤모글로빈 형성 및 심혈관 질환 예방 ▲칼슘 성분으로 성장기 어린이 발육 촉진 ▲적은 열량 및 다양한 영양소로 체중조절에 탁월한 효과 등이 알려지고 있다.
임·전 부부가 실험한 '얌빈'의 우리나라 식품에 대한 활용법은 다양하다.
단 맛과 아삭한 식감이 무·배와 유사해 이를 대신해 요리에 사용할 수 있는데, 튀김, 볶음, 무침, 샐러드, 육회, 동치미, 물김치, 생채, 깍두기, 김밥, 북어해장국, 쇠고깃국, 조림, 장아찌 등에 재료로 사용할 수 있다.
특히, 효능이 강한 속 껍질만 말려 볶은 후, 끓인 물로 우려서 마시는 '얌빈차'는 맛과 효능이 뛰어난 것으로 판명됐다.

◆웰빙 신상 '얌빈'

웰빙 신상으로 알려진 '얌빈'은 2011년 강원도 농업기술원을 통해 우리나라에 전파되기 시작한 아열대성 콩과 구근 작물이다.
전북농업기술원의 재배 방법을 잘 따르면 3.3㎡(평)당 20~30kg의 '얌빈'을 수확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전 부부는 지난해 3.3㎡(평)당 20kg의 '얌빈'을 수확했었다.
올해는 강수량이 많이 모자라 스프링쿨러가 닿는 작물들만 이러한 수확량을 보장했다.
얌빈 뿌리는 큰 것이 3kg씩 무게가 나가며, 수확 후 3~4일 상온 그늘에서 숙성시키면 무보다 훨씬 강한 7~8브릭스의 단맛을 낸다.
'동산농원' 임 대표는 2013년 진안군농업기술센터에서 '얌빈' 농사를 제안하자 위험을 감수하고 시범농가로 나서 재배에 성공했다.
올해는 진안군 내 7개 농가에 '얌빈' 종자를 전하고 재배기술을 전수했다.
'얌빈'은 지주대와 망을 설치하고 나면 비교적 큰 작업이 없으나, 자라는 속도가 빨라 곁순과 꽃대를 매번 제거하는데 손길이 많이 간다.
자라는 속도가 빨라 영양을 뺏기지 않고 구근을 제대로 키우려면 노동력이 지속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어려움

그런데 현재 '얌빈'은 작물 재배에 대한 교육 과정이 거의 마련되지 않았다.
또 열대식물답게 물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작물인데, 올해 강수량이 적어 수확량에 큰 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여기에 '얌빈'으로 만든 음식 등 국내 소비자의 취향 또한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
다만, 음식 종류별로 다양한 가공을 시도할 뿐이다. 방법이 없다.
다행인 것은 멕시코 등지에서는 샐러드 등 생과 위주로 소비하고 있는 인기 야채라는 점이다.
이미 베트남 및 중국에서도 주먹만하게 키워 생과로 섭취하고 있다. 섬유질과 영양소가 높고 칼로리가 낮아 세계적으로도 주목받는 식품이 됐다.
전분기가 거의 없어 싱싱하게 즐기면 되는데, 취향에 맞는 소스를 곁들인다면 우리나라 소비자에게도 인기를 끌 수 있다.
이와 함께 전북도농업기술원에서 재배기술과 함께 가공 제품 연구 개발에 나서고 있는데, 임 대표는 이 기술을 지원받을 예정이다.
또한, 껍질을 말려 볶은 '얌빈 차'는 우석대학교에 의뢰해 티백이나 가루차로 즐길 수 있는 제품을 만들 것을 의뢰한 상태다.
임 대표는 현재 생산된 '얌빈' 대부분을 직거래 및 대형 유통업체를 통해 소화하며, 나머지는 제품 가공을 위해 보관하고 있다.
또 수확한 제품이 15℃ 이하에서는 냉해를 입을 수 있어 그늘진 실온에서 보관하는데, 온도가 높고 환기가 덜 되면 싹을 틔우는 생명력 때문에 또 어렵다.
2014년 홈플러스 등을 통해 수도권에 소량 판매했던 '동산농원'은 올해 약 25톤 정도의 출하를 예상하고 있다.

◆6차산업

귀농 3년차밖에 안된 임 대표 부부지만, 재배 및 가공, 체험까지 '얌빈'을 통한 농업 6차산업의 완성을 꿈꾸고 있다.
현재의 밭을 조금 늘림과 동시에 재배한 '얌빈'으로 장아찌 등 반찬류를 가공하고, 텃밭 일부를 임대해 주말 가족농부들을 '얌빈' 농부 및 소비자로 유도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와 함께 '얌빈'의 잎, 줄기, 콩열매 등 지상에 노출된 모든 부분에는 '로테논(살충제 원료)'이라는 독성물이 포함돼 있다.
때문에 동물이나 벌레 모두 외면하는 식물이 됐다. 역으로 이는 친환경 살충제로서의 연구 대상이 되기도 한다.
기술원이 제시한대로 키우면 3.3㎡당 20~30kg의 얌빈 구근 수확은 물론, 친환경 살출제 원료를 판매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콩으로 종자를 번식시키기도 쉽고, 비료와 살충제 대신 거름과 물만 필요한 작물이니 확장성도 좋다.
특히, '동산농원'이 선도농가 겸 '얌빈' 교육농가가 될 수도 있다.
더욱이 자녀 모두 결혼했으니, 임·전 부부의 인생 2막 귀농생활은 한결 여유로워 보인다./황성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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