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5살 되는 딸을 둔 주부 이모씨는 요즘 밤잠도 제대로 못 잔다. 아이의 유치원 입학 고민 때문이다. 이씨는 “유치원 원서접수 일정이 알려지면서부터 생각을 너무 많이 해서인지 머리가 터질 것 같다”면서 “어린이집 누리과정 문제만 없으면 지금 다니고 있는 어린이집을 계속 보내고 싶은데 혹시 지원이 중단될까 불안해서 유치원으로 옮기려한다”고 말했다.

워킹맘 엄모씨도 아이 유치원 때문에 걱정을 달고 산다. 엄씨는 “일을 하다보니 유치원에 대한 많은 정보를 알지 못했다”면서 “원서접수 기간에 원서만 넣으면 되는 줄 알았는데 입학설명회에 참석해야 원서접수 기회가 주어진다는 유치원도 있고, 너무 어려운 문제같다”고 하소연했다.

유치원 입학 경쟁이 대학 입시 못지않게 치열해지고 있다. 어린이집 누리과정 지원이 불안해지면서 학부모들의 발길이 유치원으로 몰리기 있기 때문이다.

15일 전주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전주지역 공사립 유치원이 16일부터 20일까지 2016학년도 신입생 원아모집에 들어간다. 현재 전주시에는 공립 42개, 사립 80개 등 총 122개의 유치원이 운영되고 있으며, 권역에 상관없이 이중 3개까지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원아 선발은 정원을 초과하는 경우 추첨을 기본원칙으로 한다. 이에 따라 원서접수가 마감된 이후 11월 30일부터 12월 3일 사이에 추첨이 이뤄질 예정이다.

유치원 입학 전쟁은 지난주 줄줄이 이러진 입학설명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일부 유치원에서는 입학설명회에 참석하고, 사전에 상담을 받아야만 원서접수가 가능하도록 하면서 학부모는 물론 할아버지·할머니까지 동원해 입학설명회에 참석하는 일도 빚어지고 있다.

특히 원서접수를 3곳까지만 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이 정착되면서 학부모들의 불안감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제한을 하고 있어도 학부모들 사이에서 잘 지켜지지 않으면서 등록시점에 많은 혼란을 겪었지만 올해의 경우는 어느 정도 인식이 잡히면서 유치원 선택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전북지역 엄마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3개까지만 지원할 수 있는데 어디를 선택해야 하느냐’, ‘지원하고 싶은 유치원 2곳은 정했는데 한곳은 어디가 좋을지 모르겠다’ 등의 고민이 하루에도 십여 건씩 올라오고 있다.

이에 전주교육지원청 관계자는 “그동안 지속적인 교육과 홍보활동을 통해 지원가능 유치원수나 추첨방식에 대한 인식은 자리잡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모두에게 공평한 유치원 입학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혜기자·kjhw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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