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현 대표

전북지역 400여 '농업인품목연구회'는 최고의 기술력으로 선진 농법을 추구하며, 농작물을 활용한 가공과 판로 확대까지 연구하는 모임이다. 이들은 앞서간 선배의 기술을 배움으로써 경쟁력을 확보하고, 상호 협조로 문제를 해결해 나갈 뿐만 아니라, 해당 품목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면서 품목의 시장 장악력을 강화해 간다. 점차 어려워지는 영농 현실 속에서 농업·농촌의 뿌리와 기반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품목연구회'다. 임실군 농산물종합가공센터 내 '따담영농조합법인'은 '농산물가공 연구회'이다. 뜻을 함께하는 사람들이 모여 생산자 단체를 만들고, 농산물 고부가 2차상품을 공동 제작·판매하는 연구회다. 이들은 "농업인이 산업 좀 배우려고 몸부림치고 있다"고 표현한다./

◆임실따담

'임실따담' 영농조합법인은 지난해 5월 조합원 36명이 출자금 1억3,000만원으로 설립했다.
따담은 조합원들이 생산한 블루베리, 토마토, 복숭아, 복분자, 울금, 돼지감자로 잼, 시럽, 과채음료, 병조림, 분말 가공품 등을 만들었다.
회원들이 급하게 만든 제품이었는데, 지난해 매출 1억원을 올리는 등 성공적인 시범사업을 추진했다.
이는 조합원들이 생산한 농산물로 제품을 만들어 공급하고, 일부 회원들이 각종 축제 등에 참가해 판매함으로써 올린 오프라인만의 매출이어서 의미있는 성과였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올 3월까지 회원은 55명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담'은 회원들이 연간 3회 진행하는 임실군농기센터 창업교육 및 가공교육 20시간 이상을 받아야 등록 가능토록 기준을 상향시켰다.
회원들은 현재 센터에서 e-비지니스 교육을 받고 있는데, 올해 인터넷을 통한 매출이 과연 얼마일지 기대가 커지고 있다.
따담 윤석현 대표(50)는 "다국적 FTA 체결로 인한 수입과일 공습에 국내 경쟁력까지 심화돼 갈수록 생과 유통이 어려워지고 있다"며 "친환경 농산물을 이용해 차별화된 건강식품을 가공·판매함으로써 부가가치를 높이고, 생산자조직화가 아닌 가공·판매자조직화로 판매에 대한 효율성을 높이자는 목적으로 조합을 설립하게 됐다"고 '따담'의 성격을 설명했다.
조만간 회원들은 스마트폰을 통해 주문 및 결제를 받고 공동브랜드인 '따담' 가공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정직한 따담

'따담'은 물 맑고 공기 좋은 임실 자연에서 나고 자란 농산물을 따서 담았다는 뜻이다.
정직한 농부들의 마음을 담아 자연의 맛을 살린 농산물을 전하는게 목표다.
윤석현 대표는 "농부가 직접 재배한 농산물로 가공해 원산지 및 품질에 믿음을 줄 수 있으며, 임실 청정자연이 키워낸 농산물이어서 신선하고, 영양과 건강, 맛까지 생각해 만든 농산물 가공품이어서 도시 가족에게 꼭 전하고 싶은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회원들도 "내 가족이 먹는다는 마음으로, 영양과 건강을 생각해 신선한 농산물을 엄선해 정성껏 만들었다"고 강조한다.

◆따담 특징

따담의 재료는 복숭아를 제외하면 모든 농산물이 친환경 농법을 추구한다.
이러한 농산물을 사용하기에 신선함이 장점이다.
잼류의 경우 대기업 제품은 45~50% 정도의 원료를 사용하지만, '따담' 제품은 원재료가 최소 70% 이상 함유되도록 만든게 특징이다.
때문에 일반 제품과 첨가물 비율만 비교해도 매우 큰 차이를 보이게 된다.
블루베리 등 잼을 만들 경우에도 '저온 진공 농축'(50℃ 초반에서 끓여 당도 높임) 방법을 사용하기 때문에 과당이 거의 없어도 당도와 향기가 높게 나오는게 장점이다.
전문검사기관에 의뢰해 성분과 영양 및 유통기한을 결정했는데, '따담'은 신선한 이미지를 위해 '단기유통'을 목표로 정해 완성품의 당도를 낮춘 것도 특징이다.
토마토 농가는 '토마토 세서미 잼'과 '토마토 쥬스'를 제조·판매한다. '토마토 세서미 잼'은 지용성 라이코펜의 흡수를 돕기 위해 들깨를 넣어 만들어 건강과 맛을 모두 잡았다.
또 와송 함유량 65% 이상인 '와송잼'은 식품의약안전처에서 식품으로 승인받은 '몸에 착한 음식'이다.
맛 좋기로 유명한 임실 복숭아 65% 이상이 함유된 '복숭아 잼'은 알갱이와 향이 그대로 살아있어 일반제품과는 차별화된다.
따담은 올 6월부터 블루베리 등 과실 수확이 시작되면, 제품을 가공해 매출 10억원을 목표로 판매를 추진할 예정이다.
이미 대형 식품업체와 복숭아병조림의 대량 납품계약을 추진하고 있어 목표 달성은 긍정적이다.
또 임실군 치즈마을 내 레인보우(주)로컬푸드매장과 납품 계약(7.2톤/연간)을 체결했으며, 올 하반기에는 임실군이 개장을 준비하고 있는 로컬푸드매장에도 입점할 예정이다.
아울러 동남권인 남원시 로컬푸드매장과의 계약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조합원들의 열정적인 참여가 많을 것을 가능케 하고 있는게 큰 특징이다.

◆어려움

회원들은 그동안 농사만 짓던 농민들이 간단하게 제조법을 배우고 조합을 만들었기 때문에 경험과 연구 등이 짧아 지식 깊이가 얕다는 것을 인정한다.
법인이 구성된지 채 1년이 되지 못한 이유로 초기 미숙함 때문에 겪는 시행착오도 다양하다.
센터를 활용하는 농민이 늘어나면서 규격과 레시피 등이 제각각이어서 제품 홍보에도 어려움이 많았다.
또한 직거래만으로 현장에서 유통하면서 판매한 이유로 아직 실적은 저조하다.
때문에 회원들은 판매전략을 시급히 마련해야 하는 절박함이 있다.
아울러 유통 중 직면하는 각종 법률적 문제를 알지 못해 회원들을 대상으로 대처능력 함양 교육도 필요하다.
제품에 대한 자부심이 있어 두렵진 않지만, 온라인 상 식파라치들의 '악의적 매도' 사례도 찝찝한 기분을 준다.
그러나 무엇보다 판매처 확보가 더딘게 아쉽다.
윤 대표는 "아직 1년도 되지 않은 회사가 너무 성급하게 성과를 갈구하는 모습이어서 기대와 우려가 함께 있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면서 "하지만 회원들의 온라인 판매 실력이 향상되고 홍보가 활성화되면 급작스런 판매 신장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원들의 열정에 따른 자신감의 표현이다.

◆미래

따담 조합원들의 꿈은 크다.
우선 일실군 농식품업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다.
이를 위해 식품전문강사까지 초빙해 조합원 교육을 지속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
또한 참여농가가 주인이 되는 영농조합법인으로 경영하고 싶기도 하다.
나중에는 지역에 환원까지 하는 사회적 기업으로 성장하는게 목표다.
이미 회원들은 임실군내 각종 봉사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등 지역민과도 끈끈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농업인이 다수다.
토마토 농사만 22년차인 김영미 조합원(48)은 "아직 미숙한 점이 많지만, 농민 회원들이 땀과 열정으로 만들고 있는 조합법인인 만큼 발전 가능성이 클 것으로 기대한다"며 "전주 등 도내 도시민들이 적극적인 관심을 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임실군 농산물종합가공센터

임실군 성수면 고추가공센터 옆에 위치한 농산물종합가공센터는 '따담'이 탄생하고 성장하는 보금자리다.
연면적 1,058.11㎡(2층 철골조)에 창고, 저온저장고, 사무실, 교육장, 실습실이 들어섰으며, 세척기, 농축기, 분쇄기, 포장기 등 32종 36대의 농식품 가공 기계를 갖추고 있어 어지간한 지역 식품기업을 능가하는 규모다.
특히, 가공센터는 일반 농가가 취득하기 까다로운 식품제조업 영업등록을 마치고, 지역농산물을 이용한 창업보육 교육 및 레시피 개발까지 지원하고 있다.
가공센터을 활용해 만들어진 제품은 사과, 울금, 블루베리, 양파, 복숭아, 토마토, 배 등으로 만든 복숭아병조림·즙, 블루베리잼·즙·시럽, 토마토세서미잼·쥬스, 울금분말, 와송즙, 사과즙 등 10개 품목이다.
이 중 '따담'은 8개 품목을 생산하며, 생산품 BI, 포장 package 개발 등의 지원도 받았다.
와송잼·와송즙을 제작하는 이연상 조합원(44)은 "농민들이 농산물의 각종 2차가공품을 만들기 위해 준비해야 할 기구도 다양하고, 제조 허가 등 어려움이 많다"며 "그러나 따담 조합원들은 제품 규격 및 레시피를 표준화하고, 센터와 임대차 계약을 맺어 주도적으로 가공품을 생산 판매하기 때문에 타 영농법인에 비해 큰 장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황성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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