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400여 '농업인품목연구회'는 최고의 기술력으로 선진 농법을 추구하며, 농작물을 활용한 가공과 판로 확대까지 연구하는 모임이다. 이들은 앞서간 선배의 기술을 배움으로써 경쟁력을 확보하고, 상호 협조로 문제를 해결해 나갈 뿐만 아니라, 해당 품목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면서 품목의 시장 장악력을 강화해 간다. 점차 어려워지는 영농 현실 속에서 농업·농촌의 뿌리와 기반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품목연구회'다. 순창군 블루베리 연구회는 전국 군단위 중 블루베리 최대 주산지에서 품질 및 생산량 증대를 담당하는 모임이다. 칠레·미국산 블루베리에 맞서 우리 국민에게 국내산 블루베리 생과를 공급하고 있는 연구모임 회원들을 만났다./

◆이상문 연구회장

회원수 77명의 순창군 블루베리 연구회를 이끌고 있는 이상문 회장(56)은 고향 쌍치면에서 복분자와 오디를 생산하다가 지난 2009년부터 블루베리 재배를 시작했다.
현재는 1만6,500㎡(약 5천평) 농장에서 연간 블루베리 약 10톤을 생산해 1억5,000만원 정도의 조수익을 올린다.
이 회장은 "건강을 생각하는 현대인이 블루베리를 즐겨찾는 바람에 아직까지는 단위면적당 조수익 최상위의 농산물이다"며 전체 농장을 '블루베리'로 바꾼 배경을 설명했다.
블루베리 생과 1kg에 소비자가격이 평균 2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분명 괜찮은 품목이다.
하지만 농산강국들과의 FTA 등으로 블루베리 수입이 폭증해 품목 전망이 좋지만은 않다.
한 때 생과 수입이 어렵다는 말에 국내 농가들이 블루베리 재배 면적을 넓히는데 열을 올렸다.
수퍼푸드 '블루베리'를 찾는 사람이 늘면서 조금 일찍 블루베리를 식재한 순창·고창군 농가들은 재미를 봤다.
그런데 한·칠레 FTA 이행에 따른 관세 45% 철폐 등으로 2012년부터 블루베리 냉동과 수입 증가와 함께 최근에는 생과 수입량까지 늘기 시작하면서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2015년엔 전국 1위인 1,598톤(19.9%)을 생산한 전북 농가들을 위협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상문 회장은 "아직도 국내 블루베리 수요는 늘고 있고, 공급이 딸려 수입 생과를 대체할 품목으로의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다"고 블루베리 애찬론을 폈다.
그러면서 "최근 관리 및 수확이 편리한 아로니아 품종 재배가 순창에서 늘고 있지만, 블루베리는 초·중·만생종으로 수확시기를 늘리고, 품종을 서로 공유하는 등 장점을 많이 가지고 있어 농가가 선호하는 품종이다"고 덧붙였다.

◆순창군 블루베리 연구회

연구회가 결성된지는 불과 5년 전. 순창군에서 현재 77명 회원이 34ha에 블루베리를 키우고 있다.
지난 2012년 결성된 이후 연구회 회원들은 열심히 공부했다.
회원 중에는 전직 농업기술센터 소장과 면장, 조합장, 공무원 등이 소속될 정도로 전문성이 강했고, 이들의 학습 열정에 처음과 달리 나머지 회원들마저도 연구회를 적극 따라주면서 성과도 상당했다.
회원들은 각 면사무소를 돌며 집회를 갖고 교육을 활성화시켰으며, 농가별 방문을 통해 회의 겸 교육을 확장시켰다.
또 연구성과를 공유하기 시작하면서 회원농가들의 단위면적당 수확량 및 품질이 좋아졌다.
아울러 수확박스, 포장재, 아이스팩, 비료, 방조망 등 자재를 공동으로 구입해 경쟁력도 갖춰나갔다.
결국, 회원들의 상품이 좋은 가격을 받게 되자 타 지역에서 견학오는 횟수가 늘고 있을 정도다.
이상문 회장은 "연구회는 200여 블루베리 종자 중 듀크, 블루크롭, 챈들러, 레카 등 7가지 종자에 주력하고 있다"며 "품목 다양화 및 나무 수령 등으로 수확시기를 분산시켜 인건비 절감 및 가격 리스크에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대 주산지, 최고 연구회

순창군은 지난해 기준 513농가가 145.1ha의 블루베리 농사를 짓고 있다.
전국 2,300여ha 중 전북지역에 480여ha(20% 이상)가 있을 정도로 전북이 블루베리 주산지이며, 순창군이 군 단위로는 전국 1위의 재배면적을 갖고 있다.
2015년 생산량도 130ha에서 511톤을 수확했다.
10a당 350~400kg(250주)으로, 조수입은 90~100억원(1만8,000원~2만원/kg)에 달한다.
이는 순창군이 지난 2007년부터 지금까지 896농가에 30억원 이상을 특화작물사업으로 지원한 결과다.
이에 블루베리 농가가 급격히 늘어 2015년에는 법인 3개, 연구회 1개, 작목반 11개가 모인 통합협회가 결성됐다.
협회는 순창군 블루베리 축제를 추진하고, 상품 유통을 협의하며, 교육 및 정보교환 등의 역할도 담당할 예정이다.
또 순창군은 일교차가 커 블루베리 당도가 높고, 청정 물이 충분히 공급된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연구회의 교육도 꾸준히 이뤄졌다.
재배방법, 열매관리, 선별, 포장, 현장교육, 공동구매 등을 통해 품질을 높이고 단가를 낮췄다.
이 중에서도 선별이 가장 중요하다고 이 회장은 강조한다.
이 회장네 농가는 최근 최신 선별장을 갖췄다.
18~20℃ 송풍으로 열매 강도를 높이면서도 컨베이어 벨트 및 다공선별기로 선별능력을 올렸다.
덕분에 1~2주 이상 고품질을 유지하는 블루베리를 생산한다.

◆어려움

이상문 회장은 "종자는 많은데, 교과서가 없어 초기 재배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종자별 재배기술 및 관리상의 문제가 너무 많았던게 어려움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전국 농장을 견학하고 비교하고 있는데도 아직 메뉴얼이 나오지 않은 품목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또 이 회장은 "수확기 인력수급 문제도 큰 어려움이다"고 호소한다.
한 알 한 알 상품성을 유지하도록 수확하는 기술과 속도가 필요한데, 인건비도 비싸고, 또 수확기 인력을 구하기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2014년 전국적으로 5,000톤을 생산할 때 수입이 1만5,000톤으로 급증하는 등 진짜 어려움이 시작되고 있다.
kg당 4,000원인 가공용 수입 블루베리량의 폭증은 물론, 수입생과의 급증으로 유통질서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대부분 직거래에 의존하던 농가의 블루베리 납품 단가는 낮아졌고, 가공용도 수입산 단가와 비슷해졌다.
아울러 직거래 농가들은 재고 소진이 어려워 결국, 중간업자에게 가공용(냉동과 상태)으로 넘겨야 하는 단점도 갖고 있다.
때문에 농협 등이 대량유통을 책임지며 블루베리 시장을 안정화시켜 줄 것을 회원들은 바라고 있다.
아울러 온갖 조류까지 블루베리 열매를 좋아해 재배시 관리에도 어려움이 따른다.
이 회장은 향후 2~3년이 국산 블루베리 유통의 위기이자 기회의 시기로 보고 있다.
이 회장은 "특수작물 특성상 언론에서 기능을 확대·보도할 경우 다른 농민들까지 블루베리 농사에 매달리며 3년 주기로 가격이 폭락하는 등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며 "소비량을 측정해 계획생산 시스템을 적용하고 소비확대책을 개발하는 등 이제는 정부가 정책적으로 이끌었으면 하는 바람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 신뢰가 미래

이상문 회장은 "모든 농사는 힘들다. 모든 생산자는 농산물 소비까지 무한 책임 자세로 생산에 임해야 한다"면서 "좀 더 쉽고 효율적인 방법들이 연구되면 농가소득은 올라가고 국민 건강도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회장은 "회원들에게 친환경 및 유기농 등 방법을 지향하는 등 '항상 초심으로 가자'고 강조한다"며 "이러한 자세 때문에 아직까지 직거래 소비자와 단 한 건의 민원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소비자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신뢰 확보가 곧 우리의 미래이기 때문"이라고 '초심'을 강조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 회장네 '분자랑 사과랑' 농장은 지난해부터 체험객을 받고 있다.
체험객들을 안내하고 저렴하게 판매해 이들을 블루베리 홍보 전령사로 삼을 계획도 가지고 있다.
이 회장은 "소비자는 친환경·유기농을 찾으면서도 품질이 좋고 가격이 낮길 바란다"며 "겉보기 그럴듯하고 가격 싼 제품은 농약을 사용했을 때 가능한 점을 인식했으면 한다"고 부탁했다.
이상문 회장은 "뉴욕타임즈가 선정한 세계 10대 장수식품인 블루베리여서 우리나라 수요는 아직도 증가 추세"라며 "최근 몇몇 기술적·유통적 어려움이 일부 해소되는 등 우리 연구회의 미래는 '희망적'이라고 말했다./황성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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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농을 꿈꾸는 순창군 블루베리 농업인연구회

전라북도농업기술원 이성구 농촌지도관

순창군은 고추장을 비롯한 장류의 고장으로 알려져 있다. 또 노령산맥의 동쪽 사면 내륙산간지대로 자연환경이 맑고 깨끗해 친환경 청정농산물이 생산되는 으뜸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지역에서 농업기술센터는 군 특화사업으로 2007년부터 현재까지 10년 동안 블루베리 172ha를 조성하고 30억원의 사업비를 900여 농가에 지원해 농업 경쟁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블루베리는 지구 북반구를 중심으로 150?200여종이 분포돼 있으며, 로우부쉬, 하이부쉬, 레빗아이 등 세 품종이 주를 이루고 있고, 우리나라에도 토종블루베리라 불리는 정금나무, 산앵두 등이 있다.

블루베리는 대표적인 산성식물로 ph4?5정도의 산성토양에서 연평균 8.7?15℃의 온도에서 가장 잘자라는 식물로 알려져 있다.

블루베리의 효능은 콜레스테롤을 낮춰 줄 뿐만 아니라 안토시아닌 성분이 비타민 C보다 유해산소를 제거해 주는 효과가 더 크다. 또 성분자체가 눈의 피로를 해소해 줄 뿐만 아니라 망막쇠퇴병을 방지해 줌으로써 시력과 안구건조증, 야맹증, 백내장 예방에 많은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울러 항산화제 성분이 있어 노화 예방과 치매예방에 탁월한 효과가 있고, 동맥에 침전물을 막아줄 뿐만 아니라 성인병, 동맥경화, 뇌졸중 등을 예방해 주는 효과가 있다.

블루베리 재배면적은 2012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 증가율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12년 대비 2015년 면적은 67.8%, 농가수는 69.4%가 증가해 연간 9,500톤 정도를 생산하고 있다. 수입은(냉동) 2011년/ 2014년에 64.8% 증가했다. 그런데 생과 수입은 2012년 대비 2014년에 298% 증가하고, 더불어 우리 소비패턴도 가구당 구입량보다 구매자수의 증가로 인한 가구당 구입액 증가로  소비시장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구매패턴은 대형마트와 무점포 판매 비중이 높은 편인데, 냉동/가공 상품은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에서 대부분을 판매하고 있어 무점포 판로의 확대가 필요한 실정이다.

순창군 블루베리 농업인연구회는 농업기술센터에서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20개의 연구회 중 활동이 가장 활발하다. 이상문 회장을 비롯한 70여명 회원들은 협동해 현장교육을 통한 최고 품질의 블루베리를 생산한다. 때문에 전국에서 소비자가 믿고 찾는 친환경 블루베리로 입소문이 나있어 소비가 확대되고 있으며, 생과뿐만 아니라 가공을 통한 부가가치 향상에도 노력하고 있다.

이에  도 농업기술원은 협업 경영으로 경쟁력을 높이고, 집단지도를 통한 지도사업의 효율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연구회를 집중 육성하고 있다. 또한 농업인연구회 활동이 기술 중심에서 경영 마케팅 및 조직화 역량 향상으로 이어지도록 지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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