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는 아래쪽이 익은 게 진짜다"

<농업도 경쟁력이다: 진안고원사과연구회> 황성조 기자l승인2016.11.09l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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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안고원사과연구회 정명락(59) 기술이사는 "사과는 아래쪽이 익이면 모두 익은 것"이라고 강조한다. 정 이사에 따르면 사과농사에서 가장 일손이 부족한 때가 적엽(잎 제거)작업 시기이다. 사실 적화(꽃 제거) 및 적과(과일 솎기)작업과 수확작업이 과일 농사의 모든 것이다. 병해충 관리 및 소독, 재해 방지 등 관리작업을 제외하면 적과 및 수확작업 시기에 일손을 구하게 된다. 그런데 지금은 필요 없는 적엽작업에 일손을 구해야 한다. 적엽작업은 사과 위쪽 색깔을 일정하게 만들기 위해 과일 바로 위 잎을 제거하는 작업이다. 하지만 잎이 일조량 일부를 막아 사과 위쪽을 붉게 만들지 못하더라도 아래쪽이 익이면 맛과 당도가 그대로 나온다는게 정 이사의 주장이다./

◆소비자 인식 바뀌어야

정명락 이사는 "적엽 작업은 색깔에만 영향을 줄 뿐, 맛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서 "제발, 소비자 인식이 바뀌도록 이런 원리를 언론에 많이 노출시켜달라"고 당부했다.
적엽작업은 사과 위쪽에 고루 볕이 들도록 잎을 따 주는 일이다.
그런데 이 때가 진안 고추수확 시기와 겹쳐 일손이 가장 부족할 뿐만 아니라, 일꾼들의 숙련도도 낮아 사과에 상처가 나고, 배꼽이 떨어지거나, 꽃눈까지 상처입어 다음해 사과농사에 큰 피해를 준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농가들이 적엽작업을 거를 수 없는 이유는 공판장에서 사과 위쪽 붉은색깔 분포에 따라 상품과 1등품으로 나누고, 이후 가격을 배 이상 차이나게 결정하기 때문이다.
이유는 소비자가 그러한 사과를 찾기 때문이라는데, 이처럼 잘못된 상식을 유통인들이 심워줬다는 게 정 이사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러한 작업은 사과 맛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사과는 자연스럽게 햇볕을 받아 아래쪽이 노르스름하게 익으면 그 때가 맛있을 때라는 것이다.
반대로 위쪽 색깔을 만들기 위해 약품 처리까지 하는 업체가 있다는 소문이고 보면, 위쪽 색깔이 좋은 사과가 오히려 인체에 해로울 수 있다는게 정 이사의 설명이다.
정 이사는 농장에서 잎이 위쪽 햇볕을 막아 일부분 초록빛이 도는 사과와 위쪽 전체가 붉게 변한 사과의 당도를 즉석에서 측정해 보여줬다.
측정 결과, 잎이 제거돼 전체가 붉은 사과의 당도는 16.1브릭스, 잎이 제거되지 않아 일부분 초록빛이 도는 사과는 17.0브릭스가 나오는 것을 확인했다.
정 이사는 "가을철 자연의 빛을 받아 사과 아래쪽이 누렇게 익으면 맛과 향이 최고조에 오른 것"이라면서 "소비자 역시 굳이 비싼 가격을 치르고 똑 같은 사과를 구매할 필요가 없다"고 조언했다.
결국, 소비자가 똑 같은 사과로 인식해야 농가 역시 불필요한 작업에 돈을 들이거나 일손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일에서 벗어날 수 있고, 공판장 또한 맛과 향으로 상품을 구별하기 시작할 것이란 게 정 이사의 말이다.
정 이사는 과거 감귤 역시 색깔을 내기 위해 노력하다가, 지금은 초록빛이 도는 상태로 출하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덧붙였다.

◆장수사과 못지 않은 진안고원사과

일교차가 과일의 당도와 향을 결정하는 중요 요소인 만큼 진안고원은 사과 재배지로 무주, 장수군과 함께 적지로 손꼽히고 있다.
이 때문에 약 12년 전부터 진안군에도 사과농가가 늘어나기 시작했고, 지난 2008년 64농가가 모여 '진안고원사과연구회'를 결성했다.
현재는 230여 농가가 약 200ha 규모의 사과농사를 짓고 있는데, 이 중 100여명의 회원과 함께 연구회를 이끌고 있는 원종삼(60) 회장을 만났다.
원 회장은 조생종(홍로)이 유리한 700m 고지에 3만3,000㎡(1만평) 정도의 사과농사를 짓고 있는데, 정명락 이사와 회원들 교육을 공동 책임지고 있다.
장수군에서는 60~70%가 '홍로'를 재배하고 있는 반면, 진안군에서는 60% 이상이 '후지'를 재배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진안군에 귀농인들이 증가하면서 사과 재배면적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이는 진안군에 평균 450~500m의 준고랭지가 많아 사과 맛이 좋은데다, 장수군과 차별화된 '후지' 품종으로 출하 시기까지 장수군과 다르게 해 농가별 높은 수익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회는 우선 일교차가 큰 준고랭지인 이유로 병해충 발생이 적은 이점과 친환경 저농약 사용이라는 장점으로 사과 경쟁력을 확보했다.
또한 다양해진 소비 트랜드에 부응해 '아리수', '루비S', '진홍', '미시마', '피덱스' 등을 재배함으로써 노동력 분산과 판매시기 확대로 인력 및 단가 경쟁력도 확보해 나가고 있다.
이와 함께 '장수 사과' 브랜드에 밀리는 점을 감안해 올 하반기부터 진안사과를 '진안고원홍삼사과'로 변경하는 '네이밍'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홍삼 사포닌이 포함된 시비를 2년간 처방한 결과, 벌레와 진딧물이 감소하고 식물 저항력이 올라가는 현상을 확인했다.
내년부터는 회원농가 뿐만 아니라 230여 사과농가 전체가 홍삼액비를 시비하도록 할 예정이고, 6,600㎡(2,000평) 규모의 사과공동선별장을 건립할 계획도 세웠다.
아울러 최근 대전중앙청과(주)와 MOU를 맺고 내년부터 홍삼사과 전량을 납품하기로 했으니, 유통 걱정도 덜게 됐다.
세종시로 이전한 공무원들이 고품질 과일을 선호해 홍삼사과를 전량 구매하기로 했다는게 대전중앙청과의 입장이란 설명이다.
진안고원홍삼사과가 장수사과의 명성과 어깨를 나란히 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진안사과의 미래

진안사과의 미래는 연구회가 추진하고 있는 '진안고원홍삼사과'의 성공 여부에 달려있다.
그동안 연구회는 회원 교육 및 현장 기술애로 해결, 사과 품질 향상 및 명품화, 유통경로 다각화, 주요 병해충 예찰 및 방제법 전파 등 진안사과 브랜드화에 노력해 왔다.
아울러 각종 축제에 참가해 진안사과를 알림은 물론, 소요자재 공동구매로 농가 경영비 절감에도 기여해 왔다.
특히, 연구회원들간 의사결정을 민주적으로 진행하면서 신뢰가 쌓여 연구회의 기술력은 발전일로에 있다.
연구회의 최종 목표는 진안 사과농가 모두가 소비자에게 품질로 인정받음으로써 농가 소득을 올리는 것이다.
이를 위해 내년부터 홍삼 제조 후 남은 건조박 부산물을 활용한 '진안고원홍삼액비' 시비를 230여 농가 모두가 사용할 수 있도록 추진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액비의 성능 실험을 지속함을 물론, 농약 걱정 없이 껍질째 먹을 수 있는 '홍삼 세척 사과' 출하도 준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사과 현장체험 학습으로 농장 활성화는 물론, 사과 수출까지 '진안고원홍삼사과' 이미지 제고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원종삼 회장은 "결국, 연구회의 최종 목표는 진안사과의 발전 및 참여농가의 소득 증대에 있다"면서 "모든 회원들은 목표를 잘 알고, 사과 품질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애로사항

원종삼 회장과 함께 회원 교육을 맡고 있는 정명락 기술이사는 "사과 기술교육은 끝이 없다"고 말한다.
귀농한 정 이사는 12년째 약 3만㎡(9천여평) 규모의 사과를 재배하고 있는데, 공판장 매출 기준 kg당 3,000원을 받고 있다.
그러나 현재 출하 도매가격은 2년 전에 비해 절반 가량 줄어든 것으로, 사과 풍년인 올해 기술이 모자란 농가는 kg당 1,500원을 받고 있어 본전 찾기에 급급할 정도로 어렵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진안군의 사과농 집중 육성 정책으로 귀농인이 몰리고 있어 기술교육으로 품질 평준화를 이루는게 시급해졌다.
진안군농업기술센터는 고랭지인 지역 특성을 이용해 적은 면적에서 고소득을 올릴 수 있는 품목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특히, 장수군보다 사과 당도와 강도를 높임과 동시에 출하를 늦춤으로써 경쟁력을 확보하는 등 농기센터의 품목 선정은 적절했다.
하지만 이른 봄 적뢰(뇌두 제거), 적화(꽃 제거), 적과(과실 솎기) 등 시기에 일손이 부족함은 물론, 적엽(잎 제거)작업과 수확기 일손 확보는 농가가 사활을 걸어야 할 정도로 치열하다.
또한 일손 부족 대신 사용할 리프팅 차량과 급속농약살포기 등을 확보하지 못하는 농가가 많아 사과재배에서 한계에 봉착하는게 보통이다.
결국, 사과농사 지어서 매년 기계를 확보하느라 허덕이는게 일반적인게 됐다고 정 이사는 지적했다.
정명락 이사는 "70대 노인이 '아가씨'로 불릴 정도로 시골 고령화는 심각해지고 있어 정부 및 지자체의 기계화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면서 "그럼에도 사과농가에 시급한 것은 적엽작업 제외인 만큼 소비자가 사과 아래쪽을 보고 고르는 인식 변화가 가장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황성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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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진안 고원의 꿈이 영글어가는 사과연구회

  진안군 농업기술센터 박성희 과장

남한 유일의 고원인 진안군은 평균 해발 350m 이상의 표고에 연평균 기온이 13℃ 이하로 타 지역에 비해 풍부한 일조량, 청정한 환경과 앞선 재배기술로 전국 최고의 당도와 경도를 지닌 고품질 사과를 생산하는 지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진안사과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농업기술센터에서는 사과를 지역특화품목으로 선정했다.

진안군 사과 재배면적 181ha 이상을 223농가가 재배하고 있다. 앞으로는 400ha 까지 늘려 규모화 함으로써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농기센터는 진안사과의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해 2007년부터 저수고 밀식 재배방식의 진안고원 사과원 단지 조성 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

2017년 육성 품종으로 루비S, 감홍 등 신품종을 도입해 다양해진 소비자 트랜드를 맞춤으로써 판매 확대를 이뤄 농가소득을 향상시키는 시범사업을 추진 할 계획이다.
또 전국의 사과재배 면적이 3만2,409ha로 증가해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진안군에서는 사과수출을 위한 병해충종합관리체계(IPM)를 정착시키고, 스마트 후레쉬 처리 등 생산과 유통체계의 선진화 작업도 추진하고 있다.

사과재배 농업인 80여명으로 조직된 진안고원사과 연구회는 전문가를 초빙해 현장과 접목한 경영능력을 배양하고,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공판장 유통과정 등을 견학하는 등 다양한 연구활동을 통한 진안고원사과 발전에 매진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진안군 농업기술센터는 사과를 군 특화사업으로 선정하고, FTA에 대응함과 동시에 지역농업의 경쟁력 강화 품목으로 육성하기 위해 지속적인 지원과 사후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진안고원 사과연구회는 2008년 조직해 오늘에 이르기까지 진안군 농업발전을 선도
함과 동시에 각종 지역축제나 농·특산물 판매전에 참가해 지역농산물을 홍보하고 있다. 또 민주적인 조직운영 뿐만 아니라 6차산업 조기 정착을 위해 사과 현장체험학습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사과나무 분양, 과일 따기 체험학습, 잼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 운영과 안정적인 생산으로 농가소득 향상에 크게 기여해 나가고 있다.

이에 농촌진흥기관에서는 품목별 농업인연구회를 핵심 농촌지도사업으로 선정해 농업 경쟁력을 키워나감과 동시에, 희망농업 찾기 운동을 전개해 활력이 넘치는 농업·농촌을
가꾸어 나가는데 매진하고 있다. 

              

 

 

 


황성조 기자  food2drin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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