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영식이 21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제70회 전국남녀 종합탁구선수권대회 개인 단식 결승에서 포인트를 얻은 뒤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길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이기게 돼 기쁩니다"

정영식(24·미래에셋대우)은 21일 종합탁구선수권대회 개인 단식 결승에서 만난 박강현(20·삼성생명)을 까다로운 상대로 여겼다. 

박강현이 왼손잡이에다가 공에 힘이 실려 있어 결코 만만치 않았다. 지난해 결승에서 0-4로 완패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지난 20일 준결승이 끝난 뒤에도 박강현은 "영식이 형한테는 자신 있습니다"라고 했지만, 정영식은 웃으면서 "이겨야죠"라며 다소 부담스러워했다.

그러나 정영식은 이날 결승에서 박강현을 4-1로 완파하면서 지난해 패배를 깨끗이 설욕했다. 그리고 2014년 이후 2년 만에 다시 정상에 올랐다.

최근 3년간 국내 최고 권위의 대회에서 모두 결승에 올라 두 번의 우승과 한 번의 준우승이다. 이 정도면 국내 일인자다.

그는 "올림픽 이후 국내 대회에서 우승하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이길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경기를 하다 보니 이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했다.

그는 올림픽 이후 지난 10월부터 중국 리그에서 뛰었다. 이번 대회가 끝난 뒤 곧바로 중국으로 넘어간다.

정영식은 "단식 32강전에서 질 뻔하기도 하는 등 여러 고비가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중국에서 뛴 것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앞서 단체전 결승에서는 삼성생명에 0-3으로 패하면서 준우승에 그쳤다. 정영식은 첫 번째 단식에서 이상수에 지면서 무너졌다.

2016년은 정영식에게 남다른 한 해가 됐다.

처음 올림픽 무대를 밟았고, 메달은 따지 못했지만, 중국 선수들을 상대로 한 경기에서 인상적인 활약으로 자신의 이름도 알렸다.

그는 "올림픽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며 "올 한해는 탁구 인생뿐만 아니라 은퇴하고 난 이후에도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단계 올라설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도 했다.

정영식은 내년 목표도 밝혔다.

그는 "세계랭킹이 현재 9위 정도 되지만, 내년에는 5위 안에 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성실하고 겸손한 선수가 되고, 다음 올림픽 때에는 꼭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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