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골프의 희망으로 자리 잡은 김시우(22)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소니오픈을 앞둔 작년 이맘때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어린 새내기였다.

2부투어를 거쳐 PGA투어에 올라와 소니오픈에 출전한 김시우는 첫날부터 선두권을 꿰차고 나흘 내내 우승 경쟁을 벌인 끝에 4위를 차지했다.

워낙 강렬한 인상을 남겨 '주목받는 신예'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소니오픈은 김시우가 무명 신인에서 전국구 스타로 발돋움한 무대였다.

김시우는 오는 13일(한국시간)부터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의 와이알레이 컨트리클럽(파70)에서 열리는 소니오픈에 '넘치는 자신감'을 안고 출전한다.

10일 대회장에 도착한 김시우는 "너무나 잘 아는 코스"라면서 "게다가 샷 감각이 워낙 좋은 상태라 자신감이 가득하다"고 밝혔다.

김시우가 한번 밖에 대회를 치르지 않은 와이알레이 골프장을 손바닥 들여다보듯 하는 이유는 지난해 사실상 데뷔전을 앞두고 무려 2주 동안 연습 라운드를 돌았기 때문이다.

김시우가 자신감을 가득 장착한 이유는 또 있다.

9일 끝난 SBS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서 김시우는 공동30위에 그쳤다. 출전 선수 32명 가운데 김시우 아래로는 딱 1명뿐이다. 특히 최종일에는 78타를 쳐 출전 선수 가운데 가장 나쁜 스코어카드를 받아 들었다.

하지만 김시우는 "드라이버만 빼고 아이언샷과 퍼팅은 최고의 컨디션이었다"고 밝혔다.

대회 내내 속을 썩인 드라이버는 새로 받은 신제품이 손에 익지 않은 탓이라는 진단이다.

소니오픈에서는 손맛이 익숙한 예전 드라이버로 나흘 내내 경기를 치를 생각이다. 드라이버만 안정된다면 우승 경쟁을 벌일 자신이 있다는 얘기다.

소니오픈과 인연이 각별한 '맏형' 최경주(47)도 이곳에서 힘찬 새해 첫 발걸음을 내디딘다.

최경주는 2008년 이 대회에서 우승했다.

"2017년이 PGA투어에서 우승할 수 있는 마지막 시즌으로 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는 최경주는 어느 해보다 강도 높은 겨울 훈련을 치른 뒤 하와이로 건너왔다.

지난해 PGA 투어에서 간신히 살아남은 강성훈(30), 노승열(26), 김민휘(25)도 소니오픈부터 새해를 시작한다.

유럽프로골프투어로 무대를 옮긴 양용은(45)과 일본프로골프투어에서 활약하는 김형성(37)이 초청 선수로 출전한다.

케빈 나(한국 이름 나상욱), 존 허(허찬수), 제임스 한(한재웅), 마이클 김(김상원) 등 재미동포 선수들도 일제히 출사표를 냈다.

현지에서는 저스틴 토머스(미국)와 마쓰야마 히데키(일본)의 리턴매치에 주목하고 있다.

SBS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최종 라운드에서 쫓고 쫓기는 각축전 끝에 우승과 준우승을 나눠 가지면서 올해 PGA투어에서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둘은 소니오픈에서 또 한 번 격돌한다.

지난 2년 동안 소니오픈을 건너뛰었던 세계랭킹 5위 조던 스피스(미국)는 3년 만에 소니오픈에 모습을 드러냈다. 스피스는 SBS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서 마지막 날 불꽃타를 휘두르며 존재감을 과시해 소니오픈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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