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균(30·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은 "자신감이 없으면 도전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자신의 오랜 꿈이었던 메이저리그 무대를 향해 힘차게 첫발을 내디뎠다. 
    황재균은 2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출국했다.

그는 스플릿 계약(메이저리그냐 마이너리그냐에 따라 조건이 달라지는 계약)을 맺은 샌프란시스코 구단에서 메디컬 테스트를 받는다. 이후 애리조나에서 개인훈련을 한 뒤 팀의 스프링캠프에 합류할 계획이다.

캐주얼한 패딩 점퍼를 입고 출국장에 들어선 황재균은 '꿈의 무대'로 향한다는 설렘과 긴장 탓에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 듯 눈이 한껏 충혈돼 있었다.

미국에서 치열한 생존경쟁을 펼쳐야 하는 그는 "나는 도전하는 입장이다. 꿈을 위해 한 발짝 나아간다는 생각으로 밑에서부터 위로 치고 올라가겠다"고 힘줘 말했다.

황재균이 맺은 계약은 스프링캠프 초청선수 자격이 포함된 마이너리그 계약으로, 개막 25인 로스터에 진입할 시 보장 연봉 150만 달러에 인센티브 160만 달러가 붙는 조건이다.

지난해 시애틀 매리너스와 스플릿 계약을 한 이대호(현 롯데 자이언츠)의 보장액이 100만달러인 걸 감안하면, 황재균이 더 좋은 조건으로 계약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다.

이제 남은 건 스프링캠프에서의 경쟁이다.

샌프란시스코는 내야 각 포지션의 주인공이 비교적 명확하다. 1루수 브랜든 벨트, 2루수 조 패닉, 유격수 브랜던 크로포드에 황재균의 포지션인 3루에는 에두아르두 누네스가 버티고 있다.

황재균은 "나와 같은 포지션의 선수가 어떤 자세를 가졌는지 파악한 뒤 내 장점을 어필해야 할 것 같다"며 "팀에서 기대하는 장타력을 보여줘 반드시 경쟁에서 살아남겠다"고 했다.

그는 "샌프란시스코 구단에서 내 영어 실력과 빠른 공에 대처하기 위해 타격폼을 교정한 점을 높이 평가해줬다"며 "자신감이 없으면 도전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황재균은 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 강정호(피츠버그 파이리츠) 등 동갑내기 메이저리거들에게도 조언도 많이 구했다.

그는 "가장 많이 해준 얘기가 타석에 많이 들어서야 한다는 것이었다. 공에 적응만 하면 한국과 크게 다를 게 없다고 하더라"라며 "(이)대호형은 애리조나에게 가서 직접 얼굴을 보고 물어보겠다"고 했다.

홈런을 친 뒤 배트 플립(배트를 던지는 행위)을 자주 했던 황재균은 "작년에는 홈런 27개 치면서도 한 개도 안 했다. 미국에서는 배트 플립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 듣고 고쳤다. 던지는 것도 타격 매커니즘이라고 하는 사람들 있는데, 안 하면 안 하게 된다"고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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