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2년 차 시즌을 맞이할 미네소타 트윈스 박병호가 개인훈련과 팀 스프링캠프 참가를 위해 2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하며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병호(31·미네소타 트윈스)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진출 첫해인 2016시즌 고전을 면치 못했다.

꾸준히 홈런은 나왔지만 타율은 너무 낮았고, 빠른 공에 적응하지 못한 끝에 7월 마이너리그에 내려갔다가 8월 수술로 시즌을 마감했다.

빅리그 2년 차 시즌을 앞둔 박병호의 올해 숙제는 '콘택트 능력 향상'이다.

미국 야구 기록 전문 매체 '팬그래프'는 2일(한국시간) "작년 박병호의 문제는 콘택트였다. 하지만 그가 리그에 좀 더 적응한다면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확신한다"는 내용의 칼럼을 소개했다.

지난해 박병호의 메이저리그 타율은 0.191(215타수 41안타)였고, 80개의 삼진을 기록했다. 그리고 안타 41개 가운데 12개가 홈런이었다.

매체는 "박병호의 힘을 80점 만점으로 평가하는 이가 적지 않았고, 실제로 그는 야구장에서 괴력을 보여줬다. 다만, 콘택트가 좋지 않아 그 힘을 자주 보여줄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박병호의 삼진율은 4월 30.1%를 기록하다가 5월에는 32.6%로 올랐고, 6월에는 35.5%까지 치솟았다.

메이저리그 투수의 공에 적응하지 못하자, 미네소타 구단은 7월 그를 마이너리그로 내렸다.

매체는 "KBO리그에서 스카우트가 박병호를 관찰했을 때 스윙에서 허점을 찾았다"면서 "만약 그가 지난해 규정타석을 채웠다면, 15%의 헛스윙 스트라이크 비율은 메이저리그에서 7번째로 나빴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병호의 메이저리그 투수의 강속구에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투수들은 약점을 발견하자 몸쪽 빠른 공으로 박병호를 괴롭혔다.

이 매체는 "박병호는 메이저리그에서 16번째로 빠른 공 상대 성적이 나빴다.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러한 약점에도 불구하고 매체는 "박병호를 포기할 수 없다"고 표현했다.

일단 배트에 공이 맞으면 놀라운 성적을 냈기 때문이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매체가 소개한 기록은 '아주 잘 맞은 타구(Barreled Balls)'다.

지난해부터 메이저리그는 군사용 레이더를 활용해 타구 속도나 각도 등을 측정한 '스탯캐스트'를 공개했다.

'아주 잘 맞은 타구'는 이를 활용한 기록으로, 적어도 타율 5할·장타율 1.500 이상을 기대할 만큼 제대로 맞은 타구만을 추린 것이다.

이에 따르면 박병호는 지난해 때린 타구 중 18.7%가 '아주 잘 맞은 타구'였다. 이는 메이저리그에서 75타석 이상 소화한 타자 중 2위에 해당한다.

또한, 뜬공·라인드라이브 평균 타구 속도는 97.2마일(시속 156㎞)로 메이저리그 10위였다.

박병호가 메이저리그에서도 힘만큼은 최상위권임을 보여주는 셈이다.

매체는 크리스 브라이언트(시카고 컵스), 폴 골드슈미트(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도 메이저리그 첫해에는 많은 삼진을 당했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MVP 브라이언트는 신인 때 삼진율 30.6%에서 지난해 22%로 줄였고, 강타자 골드슈미트 역시 빅리그 첫해 삼진율 29.9%에서 2년 차에는 22.1%까지 낮췄다.

매체는 "새로운 리그에서는 새로운 문화에까지 적응해야 한다. 강정호의 (비현실적으로 빠른) 적응은 박병호에 대한 불공평한 기대감을 불러왔다. 아마 박병호는 올해 미국에서 좀 더 편안하고 건강할 것"이라며 "박병호의 괴력은 진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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