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쌍두마차' 최민정(19·성남시청)과 심석희(20·한국체대)가 평창 동계올림픽 '직행 티켓'을 놓고 경쟁한다.

치열한 자존심 싸움의 무대는 오는 10일부터 사흘 동안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열리는 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 쇼트트랙 선수권대회다.

한국 남녀 쇼트트랙 대표팀은 올해 세계선수권대회 출전을 위해 지난 6일 인천공항을 떠나 결전지인 로테르담으로 향했다.

이번 대회에는 최민정, 심석희, 김지유(화정고), 노도희(한국체대), 김건희(만덕고·이상 여자부), 이정수(고양시청), 임경원, 서이라(이상 화성시청), 신다운(서울시청), 한승수(국군체육부대·이상 남자부) 등 남녀 대표팀 10명이 출전한다.

태극전사들에게 이번 대회가 중요한 것은 대표 선발전을 거치지 않고 내년 평창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대표선수로 뽑힐 기회가 걸려있어서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이 발표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출전선수 선발기준'에 따르면 세계선수권대회 남녀부 종합 순위 3위 이내 선수 가운데 상위 1명이 대표선발 1순위다. 
이 때문에 이번 대회에서 남녀부 개인종합 1위를 차지하는 선수는 일찌감치 '평창행 직행 티켓'을 확보, 4월에 열리는 1, 2차 대표선발전에 상관없이 마음 편하게 올림픽 준비에 집중할 수 있다.

팬들의 시선을 끄는 선수는 단연 여자 대표팀의 '쌍두마차' 최민정과 심석희다.

2015년과 2016년 대회에서 2년 연속 여자부 개인종합 우승을 차지한 최민정은 이번에 3년 연속 '쇼트트랙 퀸' 자리에 도전한다.

한국 여자 선수가 역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3년 연속 개인종합 우승을 차지한 것은 전이경(1995년·1996년·1997년)과 진선유(2005년·2006년·2007년) 2명뿐이다.

이에 맞서는 심석희는 2014년 여자부 개인종합 정상에 오른 이후 3년 만에 '왕좌 탈환'을 노린다.

최민정과 심석희는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나란히 2관왕에 올라 우열을 가리기 힘든 경쟁을 펼쳤다.

최민정은 여자 1,500m에서 금메달을 따냈고, 심석희는 여자 1,000m에서 우승했다.

둘은 여자 3,000m 계주에도 나서 한국의 금메달을 합작하며 2관왕이 됐다.

최민정과 심석희는 동계아시안게임에서 동료로서 한국의 메달을 위해 힘을 합쳤지만,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절친한 선후배 관계를 잠시 접어두고 '평창행 직행티켓'을 향해 개인종합 우승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게 됐다.

최민정은 동계아시안게임이 끝난 뒤 "솔직히 욕심이 난다. 이번 시즌에는 세계선수권대회 준비를 많이 했다"며 개인종합 우승 3연패의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심석희도 "아시안게임을 통해 자신감이 생겼다. 더 단단히 준비하겠다"며 왕좌 탈환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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