皇華臺
이춘구의 세상이야기

12-호남 분열 인상 유감, 새 통합의 길 열어야

  국토의 균형적 발전 차원에서 전북 몫 찾기를 주장하다 보니 마치 전라북도가 호남의 분열을 부추기는 듯한 인상을 풍겨 유감이다. 전라북도가 오죽하면 제 몫 찾기를 주장할까? 전북의 목소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좋겠지만 행여 전남 광주가 오해하지 않기를 바란다. 사실 전라북도의 제 몫 찾기는 호남권에서만 본다면 경제와 생활권이 다른 전남 광주와 무리하게 묶고, 공공기관과 국가재정, 국가사업 배분과 정부의 인재등용에 있어서 전남 광주로 편중시킨 데서 촉발되었다.
  공공기관과 특별행정기관 호남본부 49개 가운데 40개가 광주에 있고 전남에도 5개나 있는데 전북에는 4개 밖에 안 된다. 최근에는 한국국토정보공사 LX 전북본부를 폐지하고 광주에 호남본부를 두려고 하는데 대해 전북 도민이 매섭게 비판하고 나섰다. LX는 본사를 전주 혁신도시에 두고 있는 데도 전북도민을 우롱하듯 아무 거리낌 없이 이런 일을 추진하고 있다. 전북 도민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도 자존심이 상해 얼굴이 달아오르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왜 이 같은 일이 지속적으로 일어날까? 전라북도는 앉아서 당하고만 있어야 되는 걸까? 역대 정권이 계속해서 차별하더니 이제는 호남권에서도 전남 광주에 이렇게 치여도 되는 걸까? 절대로 그래서는 안 된다. 우리 전라북도가 양반이어서 그동안 먼저 스스로 나서서 제 몫을 차지하려고 하지 않은 데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특히 국민의 정부 시절에도 새만금과 국제공항 건설 등의 중대한 사업이 전남 광주의 발목잡기로 늦어지거나 지금까지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고 있다. 왜 그랬냐고 전남 광주의 양심에 묻고 싶다.    
  앞으로는 전라북도를 호남권에 묶고 전라북도를 차별하는 일을 용납해서는 안 될 것이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전남 광주에 편중된 공공기관과 특별행정기관 호남본부부터 균형을 맞추도록 우선적으로 재배치를 하도록 해야 한다. 호남권의 균형적 배분비율을 적용하면 적어도 16개 기관이 전북에 호남본부를 두어야 한다. 이럴 경우 현존하는 4개 기관을 제외하고 12개 기관이 호남본부를 전라북도에 옮겨야 한다. 이렇게 해야 만이 같은 호남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내년에 개도 천년이 되는 전라도 정신을 올바르게 세우는 길이 될 것이다.
  전남 광주는 전라북도의 이성적 주장에 동의를 해야 한다. 아무리 둘러봐도 전남 광주에만 편중시킬 이유가 없다. 효율성을 내세우지만 그 실제는 비효율을 초래한다. 전라북도의 불편만을 가중시키고 지역발전마저 뒤처지게 하는 일이다. 전남 광주가 이 같은 일에 동조하리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우리 전라북도 도민은 그동안의 방관적 태도를 지양하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새 정부의 정책결정에 참여해서 정당한 몫을 차지하도록 해야 한다.
  특히 대권에 도전할 인물들을 기르고, 그들이 우리의 입장을 잘 대변하게 해야 한다. 우리가 전라북도 몫을 제대로 차지하지 못하는 것은 우리 스스로 인물을 기르는데 소홀했기 때문이 아닌가? 동학혁명을 일으키고, 민주화 투쟁을 가열차게 했듯이 전라북도의 목소리를 내고 제 몫을 차지하도록 하자. 이것이 정의이자 의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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