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예찬은 이제 새삼스런 이야기가 됐다. 국내에서는 물론 해외 권위 있는 기관이나 언론 등에서 한식의 우수성을 강조하는 경우는 흔하다. 좋은 재료와 조리법, 양념 등 건강에 좋은 삼박자를 모두 갖췄다는 게 대체적인 평이다. 세계 보건기구는 한식을 영양학적으로 적절한 균형을 갖춘 모범적인 음식 모델이라고 호평을 했다.
  실제로 깊이 들여다보면 한식은 세계 그 어느 식품보다도 뛰어난 점이 많다. 먼저 건강에 좋은 웰빙식이라는 데 이론이 없다. 육류보다는 채소와 해산물을 주로 이용해 저열량이며 기름에 튀기기보다는 숙성이나 찌기, 삶기 등을 주로 하는 조리법도 장점이다. 몸에 유익한 발효음식이 많다는 점도 돋보인다. 또 종류의 다양성이나 여러 식재료가 쓰이는 통합 음식이라는 것도 특징으로 꼽힌다. 거기에 조리과정이 길고 꽤 복잡한 전형적인 슬로푸드다. 풍류와 멋이 있는 음식이기도 하다.
  반만년 유구한 역사도 한식의 강점이다. 우리 음식은 시대를 달리하면서 꾸준히 진화해왔다. 그 과정에서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고치는 그리고 창의성이 깃드는 긍정적인 효과를 냈다. 특히 최근에는 한식의 퓨전화가 진전돼 한식 전통은 살리면서도 새롭게 거듭나는 자극제가 되고 있다.
  물론 단점도 없지 않다. 맵고 짠데다 음식이 한꺼번에 나와 식어버리기 쉽다. 또 여러 명이 같은 음식에 손을 대니 비위생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그렇지만 이런 단점들은 얼마든지 개선이 가능해 한식 우수성 자체를 위협하는 요인은 아니다.
  그런데 해외에서 한식당이 급증한다는 보도다. 한식진흥원의 ‘2017 글로벌 한식당 현장조사’에 의하면 작년 말 현재 전 세계 90개 국가에서 3만3499개의 한식당이 운영 중이다. 2009년에 비하면 262% 증가한 수치다. 특히 대만은 같은 기간 39배, 중국은 8배, 미국은 3배가 늘었다. 또 현지 경영주 비율이 70%에 육박하고 손님 중 현지인 비율도 86%에 달했다. 이는 한식 세계화가 어느 정도 진전을 보고 있다는 증거다.
  사실 우리나라 음식은 아직 세계적인 성가를 얻지 못하고 있다. 중국이나 일본, 태국 등에 비해 현저히 뒤진다. 무한한 잠재력에 비해 현실은 불만스런 상황이다. 한식을 세계적 음식으로 발전시키고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2009년 출범한 한식 세계화 추진단이 그 예다. 그렇지만 아직은 초보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전문가들 지적대로 우리나라 사람부터 제대로 된 한식을 즐겨야 한다. 거기에 각 나라의 식문화와 음식에 대한 기호 등을 파악하고 연구개발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 갈 길이 아직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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