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라는 말은 원래 고대 노르웨이어로 ‘굽다’는 뜻을 갖고 있다. 앵글로 색슨 족은 자기 소유 가축을 표시하기 위해 낙인을 찍었는데 이 때 브랜드라는 말을 썼다. 그래서 브랜드는 오늘날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를 식별하는 데 쓰는 명칭, 기호, 디자인의 총칭이라고 정의 된다. 나아가 소비자들의 브랜드 충성도와 맞물려 그 의미가 더 깊어졌다.
  그런데 브랜드는 점차 그 자체가 가치를 갖게 됐다. 브랜드와 브랜드 하부 상품에 대해 소비자가 인지하는 가치가 브랜드 가치다. 이름값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보통 화폐가치로 표현된다. 실제 거래에서는 기업을 매각할 때 순자산기체 더해 순수하게 브랜드를 넘기는 대가로 받는 돈이다.
  우리나라에서 그 예를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1998년 질레트사는 한국 기업인 로케트 전지를 인수했다. 총 815억 원을 지불했는데 그 가운데 600억 원은 로케트 건전지라는 이름의 가치를 돈으로 쳐준 액수였다. 에프킬러도 비슷한 예다. 다국적 기업 한국 존슨은 이 회사를 사들일 때 공장 터나 기계 등의 가치는 90억 원으로 평가했다. 그에 더해 에프킬러라는 이름값으로 무려 297억 원을 산정했다. 이렇게 브랜드는 유형의 자산에 비해 오히려 더 값이 비싼 경우도 흔하다.
  그런데 우리나라 브랜드들은 그 가치가 저평가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한국 기업들은 품질 등 제품 경쟁력에 비해 브랜드력이 약해 해외에서 제값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우리가 감수해야 하는 손해는 막중하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삼성의 브랜드 가치가 세계 4위에 해당한다는 발표가 나왔다. 글로벌 브랜드 평가업체인 브랜드 파이넌스는 ‘세계 500대 브랜드 2018’이라는 자료에서 지난해 삼성의 브랜드 가치가 923억 달러(약 100조 원)으로 세계 4위이자 아시아 기업으로는 최고 순위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브랜드 파이넌스 측은 “삼성은 갤럭시8, 노트8 등 스마트폰 신제품 호조로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며 “부단한 첨단 기술 개발 노력과 ‘불가능한 것을 하라’는 브랜드 철학이 소비자들에게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단 대단한 성과다. 한국 기업이 이렇게 브랜드력에서 세계 최상위권이라는 데 대해 자부심을 가져도 될 것이다. 하지만 대다수 기업들이 아직도 브랜드 가치 면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경쟁이 날로 치열해 가는 지금 브랜드 가치야말로 생존력을 높이는 가장 좋은 무기다. 브랜드는 소비자가 사용하는 물질이 아니라 의미로 구성된다. 이제 우리 기업들도 이에 맞는 브랜드 전략에 더 많은 힘을 쏟아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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