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에 대한 종단 안팎의 사퇴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종단 내부에서도 총무원장 퇴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연이어 나오면서 수일 내에 물러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설정 스님의 결정이 미뤄지고 있어 불확실성이 커진다.
  31일 불교계에 따르면 조계종 교구본사주지협의회 전·현직 회장단은 전날 자체 회의에서 의견을 모은 뒤 설정 스님에게 용퇴를 촉구하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스님은 "종단 혼란을 수습하고 안정시키기 위해 총무원장 스님의 용퇴가 필요하다고 말씀드렸다"며 "의혹의 사실 여부를 떠나 지금 상황에서는 종단을 생각해서 퇴진하셔야 한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설정 스님은 각종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설명하고, 용퇴 건의에 대해서는 "심사숙고하겠다"며 시간을 더 달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설정 스님이 사실상 즉각 퇴진을 거부함에 따라 교구본사주지협의회는 1일 긴급회의를 열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지난 30일 회장단이 설정 총무원장에게 건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한 성명이 발표될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조계종은 교구본사 중심제로 운영되고 있어 교구본사주지협의회의 영향력이 막강하다.
  협의회 의견이 총무원장 거취 결정에도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설정 스님은 기자회견 당시 종헌종법 질서는 반드시 존중돼야 한다며 종단 주요 구성원들이 뜻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종단 주요 구성원으로는 종정 예하와 원로의원, 교구본사주지, 중앙종회의원 스님들과 전국비구니회 스님 등을 언급했다.
  기자회견 이후 '의견 수렴' 과정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 27일 설정 스님은 중앙종회 의장단과 종책모임 대표들을 만났다.
  조계종 입법기구인 중앙종회는 16일 임시종회를 열 예정이다.
  중앙종회는 총무원장 불신임 결의권을 가지고 있다.
  조계종 최고의결기구인 원로회의는 다음 달 8일 원로회의를 개최한다.
  원로회의는 중앙종회 해산권, 총무원장 인준권, 중앙종회의 총무원장 불신임 의결에 대한 인준권 등이 있다.
  원로회의는 애초 다음 달 31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10명의 원로의원이 긴급 소집 요청을 해 일정이 앞당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원행 스님과 법타 스님 등 원로의원 10명은 지난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총무원장, 교육원장, 포교원장 등 종단 집행부의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