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북의 출생아 수가 26년 전과 비교해 61.1%나 급락하면서 출생아 '1만 명' 붕괴를 코앞에 두고 있다.

이런 흐름이 지속된다면 생산연령인구 1백 명이 감당해야 할 부양인구(유소년인구+노년인구)는 '47년에 이르러서는 110.7명에 달해 인구구조 변화에 대한 능동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호남지방통계청이 17일 발표한 '지난 26년간 전북지역의 저출산 및 인구구조 변화추이'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출생아 수는 10,001명으로 '93년의 25,737명과 비교해 15,736명이 줄었다. 61% 넘게 급감한 것이다.

합계출산율 또한 '93년 1.61명에서 2010년엔 1.37명까지 감소한 데 이어 지난해엔 1.04명까지 떨어졌다. 합계출산율이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뜻한다.

그러나 전북은 1993년까지는 전국 평균보다 합계출산율이 낮았던 경향을 보였으나, 1995년을 기점으로 전국 평균보다 높은 합계출산율을 유지하고 있는 특성을 보였다.

특히, 출생아 수는 도시지역인 전주시 덕진구(1,962명)와 완산구(1,865명), 익산시(1,597명), 군산시(1,529명)가 군부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시·군별로 큰 편차를 보였다. 무주군과 장수군은 지난해 각각 79명과 87명을 기록했다.

26년 전과 비교했을 때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모(母)의 연령별 출산률 변화를 들 수 있다. 전북의 지난해 연령병 출산율을 살펴보면 30대 초반이 92.5명으로 가장 높고 20대 후반은 49.7명, 30대 후반은 43.9명 순으로 집계됐다.

이는 26년 전과 정 반대의 결과로, 특히 20대 후반 출산율은 '93년에 172.2명에 달했으나 지난해엔 49.7명으로 급감했다. 그러나 30대 초반의 출산률은 '93년 60.9명에서 지난해 92.5명으로 증가했다. 2013년엔 116.6명까지 치솟기도 했다. 30대 후반 출산율도 '93년 13.5명에서 지난해엔 43.9명으로 큰 폭으로 늘었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으로는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해지면서 결혼적령기가 늦어지고, 그에 따른 출산연령도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20대 출산율의 급감은 이같은 변화를 방증하는 것으로 최근 사회적 현상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비혼주의 열풍 또한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해 전북에서 출산한 여성의 평균 출산 연령은 32.3세로 '93년 대비 5.1세가 증가했다. 35세 이상의 고령 산모 구성비도 '93년 3.9%에서 지난해엔 31.5%로 26년 새에 27.7%p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저출산 흐름이 지속되고 베이비붐(1955년~1963년) 세대가 고령인구로 진입하는 2020년부턴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14세 이하 유소년 인구수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그렇게 되면 생산연령인구 1백 명 당 부양인구비가 '18년 45.9명에서 '47년엔 110.4명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것이라는 게 통계청의 분석이다. 특히 유소년층 인구 1백 명이 떠받들어야 하는 노년층 인구의 비율인 노령화지수가 '18년엔 153.0명에서 '47년엔 512.2명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러한 부담을 사회적으로 함께 짊어질 수 있는 고민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민희기자·minihong2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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