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발생한지 석 달이 지났다. 코로나공포는 지역경제를 통째로 집어삼켰다. 전북의 경우 소상공인 비율이 높고 견실한 일자리의 비율은 낮아 사업자와 구직자 모두 불황의 터널을 힘겹게 통과하고 있는 상황이다.

△도내 소상공인 경영악화 벼랑 끝...특례보증 등 대출로 몰려
코로나19로 가장 극심한 피해를 입은 곳은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들이다. 비축된 자금이 적거나 동네 장사로 생계를 이어가는 이들에게 코로나19는 쓰나미급 충격으로 다가왔다.
특히 전북의 경우 수도권에 이어 가장 먼저 확진자가 발생한 지역이어서 영세기업 및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은 불보듯 뻔한 상황이었다.
버티지 못해 폐업의 길에 들어선 업체도 많았지만 생계와 직결된 문제이고, 조만간 코로나가 소강상태에 접어들 것이라는 희망적인 보도도 잇따르면서 도내 소상공인들은 '버티기 작전'에 돌입해야 했다.
도내 소상공인들은 중기부에서 지원하는 '코로나19 피해기업 특례보증'을 받기 위해 새벽부터 전북신용보증재단 건물 계단에서부터 찬서리를 맞으며 대출 상담을 기다려야 했다. 하루에 1천 명까지 몰리던 소상공인들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시중 9개사 은행으로까지 위탁업무를 맡겨 업무 효율성을 높였다.
특례보증은 신보의 보증을 거쳐야 한다는 점에서 4등급 이하 저신용자 자영업자들은 자금융통이 원활하지 않았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의 '경영안정자금 직접대출' 접수를 통해 최대 1천 만원 한도 내에서 5일 이내 지급하는 방식을 통해 대출진행에 속도를 붙였다.
그러나 지역신보가 100% 전액보증서를 발급하고, 1~2%대 초저금리 대출이긴 해도 결국은 '빚'을 지는 일이어서 하반기 지역경제가 빚더미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예측된다.

△'전염 무서워' 도내 유통계, 직접 접촉 피하는 언텍트 소비에 역신장 이어가
비말감염의 형태로 빠른 전파를 보이는 코로나19는 도민들의 소비 패턴도 바꿔놨다. 공중밀집지역으로 꼽히는 대형마트나 백화점을 방문하기 보다는 집 앞 슈퍼와 편의점을 이용하고, 그보다도 온라인 쇼핑 등 비대면 소비를 이어갔다. 하지만 비대면 쇼핑마저도 생필품에 한정되고 사치품 등 실제 매출상승을 이끄는 고가의 제품들은 판매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 전체적인 소비시장이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도내 대형마트들은 코로나19가 집단감염을 보이기 시작한 2월부터 이미 전년동월비 최소 5%에서 30%까지 역신장 하는 흐름을 보였다. 특히, 코로나19 확진자의 동선에 포함된 일부 매장은 임시폐쇄 등의 조치를 거치면서 매출 회복이 더디게 진행되는 흐름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봄 특수도 이미 코로나로 유명무실해 진 상황인데다가 최근 치러진 총선 관련 마케팅도 사실상 축소하거나 진행하지 않으면서 도내 유통업계는 상반기 자체를 개점 휴업 상태로 분석하기도 했다.
도내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형 마트와 백화점 등 불특정 다수가 몰리는 공간을 찾기 보다는 집 앞 슈퍼나 편의점 등을 찾는 경우가 늘면서 동네 마트는 도리어 30% 정도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코로나가 종식되지 않는 한 이번 상반기는 매출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홍민희기자·minihong2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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