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도내 소비자물가가 또다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이번 결과는 코로나19의 직·간접적인 영향 안에서 빚어진 것으로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는 통계청의 입장과 본격적인 디플레이션의 시작이라는 우려가 함께하고 있다.

호남지방통계청이 2일 발표한 '2020년 5월 전북지역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도내 소비자물가는 104.09로 전월대바 0.4%, 전년동월대비 0.7% 각각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의 경우 전국 기조와 비슷하게 가는 경향이 있는데 지난 2월 본격적인 코로나19 공포가 전국을 덮치면서 이로인해 위축된 소비심리가 회복되지 못하고 석달 째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생활물가지수는 전월대비 0.6%, 전년동월대비 1.1% 각각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는데 특히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한 석유류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졌으며, 고교 무상교육 실시와 코로나19로 인한 유치원 등원 무기한 연기 등으로 인해 교육비도 큰 하락폭을 보였다.

휘발유와 경유는 각각 전년동월대비 -18.1%, -23.7% 하락했으며, 자동차용 LPG도 -15.5%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등학교납입금(-63.0%)과 유치원 납입금(-13.0%)역시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코로나19로 인해 집안에서의 생활시간이 증가하면서 가정 내 음식 소비도 덩달아 늘면서 신선식품의 가격은 상승했는데, 배추(80.5%)와 양배추(108.8%), 고구마(20.2%)를 비롯해 고등어(28.9%)와 명태(23.7%), 갈치(15.2%)는 전년동월비 크게 오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반면 신선과실류는 하락했는데 수박(-6.8%)과 딸기(-3.1%), 블루베리(-3.9%)는 전년동월비 가격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n차 감염'으로 장기화 되가고 있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외식계열은 전년동월대비 -5.4% 감소했으며, 해외단체여행비도 같은기간대비 -7.7%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집안에서의 생활시간이 길어지면서 도시가스(3.4%)와 상수도료(0.8%), 지역난방비(3.5%)는 각각 전년동월대비 증가하며 극명한 대비를 이뤘다.

전북의 소비자물가가 3달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이면서 내수악화로 인한 디플레이션이 본격화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디플레이션은 얼핏 보면 모든 소비품목의 가격이 하락하기 때문에 당장의 소비상황이 나아진 것 같다는 느낌을 주지만 제품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 생산이 위축되고, 이는 고용 감소와 임금 하락을 부추기는 방아쇠가 돼 경제 자체가 무기력증에 빠지는 결과를 만들기 때문에 인플레이션보다 더욱 안좋을 수 있다는 양면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통계청은 코로나19로 인해 공급 요인으로 촉발된 저물가 현상이라 디플레이션의 심화로 보기엔 어렵다는 평을 내놓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경제환경이 가늠할 수 조차 없는 불확실한 상황인 만큼, 물가 하락 요인들을 면밀히 살펴보고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홍민희기자·minihong2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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