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시인묵객들은 우리나라 4대 누각 중 가장 으뜸을 광한루라 말한 바 있다.
우리나라 4대 누각에 꼽힐 정도로 만듦새가 뛰어난 건축물인 광한루는
1419년에 세워져 원래 광통루(廣通樓)라는 이름으로 불리었으나 수려한 경치가 전설상의 달나라 궁궐인 광한청허부(廣寒淸虛府)와 닮았다는 뜻에서 광한루로 개칭된 후 정유재란 때 소실됐던 것을 인조 16년인 1638년에 재건, 현재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음력 오월 오일 단옷날, 춘향과 이몽룡이 극적으로 만나 사랑을 시작했던 장소, 한국문학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는 춘향전의 무대로 익숙한 ‘광한루’ 의 숨겨진 가치를 소개한다. / 편집자

 

# 남원 광한루, 공공원림 내 자리, 도시계획 가치 특별.

광한루는 문학사 또는 사상사적으로도 중요한 공간을 차지하며, 문학적 상상력과 건축적 성취 사이의 관계를 규명할 수 있는 매우 소중한 문화재이다.

보물 제 281호로 지정돼있는 광한루는 누각 자체로도 아름답고, 훌륭하지만 넓은 영역에 걸쳐 형성된 관아 정원인 광한루원(명승 제33호)이라는 공공 원림 내에 자리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매우 희귀하다.

게다가 광한루는 지방 정부의 재정이 투입되어 축조된 공공적 장소였다.
지방 관청에서 경영하는 누각을, 광한루원과 같이 중요한 도시적 입지에 세워 공공시설로서 이용하게 한 것은 도시 계획적인 가치 부분으로 매우 드문 일이다.

위치적으로도 남원읍성의 남문인 완월루 바로 바깥에 위치했다.

광한루가 남문 바깥에 위치한 이유는 단순하게 경관이 좋아서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백성들의 출입이 빈번하고 공공시설이 가장 많은 곳에 정원을 만들어 휴식을 제공하고 집회를 열려고 했던 도시적 목적이 있었던 것이다.

지방 관청에서 세운 누각중 현존하는 누각은 남원 광한루, 삼척 죽서루, 밀양 영남루, 정읍 피향정, 강릉 경포대를 꼽을 수 있다.

그 중에 인공루원 내에 위치한 거의 유일한 예라고 할 수 있다.

# 남원 광한루원, 풍수 지리적 가치, 조경적 계획 특별.

광한루가 있는 정원을 우리는 통칭해 광한루원(廣寒樓園)이라 부르는데,  광한루원은 대한민국 명승 제 33호로, 은하수를 상징하는 호수, 천상으로 인도하는 오작교, 삼신산의 방장정과 영주각, 천승의 신신들이 살았을 광한루, 달나라 풍경을 감상하기 위한 완월정 등으로 조성돼있다.

특히 광한루원은 원내에 위치한 삼신산을 통해 신선사상, 월궁 속에 선녀인 항아가 산다는 이상의 세계, 은하수 견우직녀와 오작교 체계를 통해 천문사상, 객사누각으로서 사회적, 정치적 기능을 수용했다는 점에서 유교 사상을 바탕으로 요천의 물을 끌어들여 호수를 파 남원부의 내명당수를 확보하려는 일종의 풍수지리적 사상도 살펴볼 수 있다.
이처럼 광한루원에는 다양한 사상과 설화들이 복합적으로 얽혀있다.

게다가 광한루원은 바로 조선 전기 궁궐에서 완성된 조경문화가 민간으로 확산되는 과정의 산물, 천체와 우주를 상징하는 요소들로 가득 찬 독특한 누원이라 조경적으로도 특별하다.

이처럼 광한루는 건축, 조경, 도시, 문학 등 여러겹의 층위에서 분석하고 재조명해야하는 복합적 성격을 가진 누각이다.

이에 남원시는 이렇게 다른 누각들과 달리 건물 구조의 특징, 도시 계획적 특징을 가진 남원 광한루의 가치를 특별히 여겨 국보 승격지정을 추진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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