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교육감은 지난 6일 신년 기자회회견을 통해 빅토르 위고의 소설 레 미제라블에 나오는  ‘땅을 갈고 파헤치면 모든 땅들은 상처받고 아파한다. 씨앗이 싹을 틔우고 꽃피우는 것은 훨씬 뒤의 일이다’의 글귀를 인용, 교육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아이들을 살리는 교육, 전북 교육가족의 삶을 변화시키는 교육으로 또 한 걸음 묵묵히 걸어가겠다”고 약속한 김 교육감에게 2021년 도교육청 정책 방향을 물었다.

▲지난해 코로나로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

-코로나19는 지난해 다섯 차례의 개학 연기와 온라인 개학, 순차적 등교개학 등 교육 및 학습 환경의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게 만들었다. 밀집도를 최소화할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의 학사운영을 단위학교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해 진행하도록 했으며, 확진자 발생 등으로 등교가 멈출 시에는 원격수업으로 즉시 전환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처음으로 시범운영한 ‘두리교사제’는 기초학력 향상 등의 맞춤형 수업을 위해 한 교실에서 담임교사와 두리교사(기초학력전담교사)가 협력하는 수업 모델로, 초등학교(3개교) 2학년을 대상으로 2년간 시범 운영 중에 있다. 또 교원들이 수업, 생활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교육정책사업 정리지원 시스템을 구축했다.

▲지난해 코로나 경험으로 새로 추진되는 정책이 있는지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한 유연한 교육괴정 운영으로 모든 학생의 중단없는 교육과정을 지원하겠다. 초등학교 1학년의 인지, 심리, 정서적 발달 격차가 생기지 않도록 입학 초기 적응활동 교재와 웹 콘텐츠를 제작하여 지난 12월 선제적으로 보급했다. 대면과 비대면 수업의 유연한 연계를 위해 국가수준 성취기준 재구조화를 통해 교사의 교육과정 전문성을 신장시키고, 대면 수업에 준하는 수업과 평가를 위한 쌍방향 원격수업 지원을 위하여 오는 2월 말에 공공플랫폼 내에 화상수업 서비스 온더 라이브를 개통한다. 실시간 쌍방향 원격수업을 통해 다양한 수업과 학생 맞춤형 피드백이 가능해짐에 따라 학습격차 해소에 노력하겠다. 초·중등 기초학력 보장을 위해 대학생을 활용한 기초학력 보조교사제(250명) 확대, 기초학력 마중물 학교(초등 20개교) 운영 등 학생 맞춤형 학습지원에 나설 것이다.

▲새해 교육 정책 과제는

코로나는 새해 들어서도 여전한 화두다. 기후위기 시대에 환경교육을 넘어 지구살리기 교육을 위해 학생과 교사·직원·시민이 함께하는 환경정책실천단을 꾸리는 한편 학교생태지도 만들기 등을 통해 자연에 대한 존중과 생명의 존엄성을 신장시키는 교육을 전개하겠다.

우리 아이들이 자연과 공존하여 살아갈 수 있는 생태 감수성을 바탕으로 환경과 생태문제를 교육과정과 연계해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

또 사회적으로 문제되고 있는 가짜 뉴스나 무분별하게 생산되어 쏟아지는 정보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고 인터넷과 미디어를 통해 혐오 표현이 확산되고 있는 이때, 민주시민 육성을 위해 학교 교육과정 안에서 비판적 사고능력을 키우는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을 확대해 실행하고자 한다.

정부의 교육 민주주의 회복 및 교육자치 강화는 초·중등교육 이양 확대와 단위학교 자치 강화를 목표로 하지만 동력을 상실했다.

이에 우리교육청에서는 선제적으로 교육 권한이 학교에 배분된 현장을 구현해 실질적인 학교자치 모델을 실현해보고자 ‘학교 교육 권한 배분 시범교육지원청’을 기획했다. 무주교육지원청과 소속 유·초·중학교를 대상으로 2020년 9월부터 시범운영 하고 있다.

남은 1년 동안 중점 추진 과제인 보고공문 없는 학교, 공모사업 없는 학교, 업무부담 없는 민주적인 학교를 내실 있게 운영해 획기적인 행정업무 경감과 이를 바탕으로 한 교육활동 중심의 새로운 학교 모델을 제시할 계획이다.

▲혁신학교 10년이 지났다.

혁신학교 종단연구는 전북정책연구소 주관으로 1차년도 연구가 완료됐고 참학력 척도개발, 패널 연구, 경향 연구 등이 진행됐다. 향후 2021년 2차 연구, 2022년 3차 연구가 진행될 예정이고 2차 연구부터 참학력 평균 차이 분석이 이루어진다. 이밖에 혁신교육과정 등 다양한 연구사례가 진행중이며 이 연구들은 혁신학교가 학생들의 자기주도적 학습력, 비판적 사고력 등 지적 성장 뿐아니라 자율성, 공동체성, 민주시민성 등 미래역량을 동시에 신장시킴을 보여주고 있다.

▲취업률이 하락하는 특성화고에 대한 지원책은

올해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 학생들에게 취업준비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특성화고 꿈키움 성장지원’ 사업을 통해 도내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 학생 4,000명에게 최대 50만원의 취업지원금을 지원한다, 신입생 충원률 감소 등 위기에 대응하고 상대적으로 학습역량이 부족한 직업계고 학생들에게 학습동기를 촉진하기 위한 정책이다. 다만 모든 학생들에게 일괄지급하는 방식이 아닌 직업교육 프로그램 참여 활동 등에 따라 JB꿈키움카드 포인트로 집급한다. 이와 함께 특성화고 체질 개선 및 학교혁신 지원사업, 직업계고 인문역량강화 가업, 안전한 실습환경 구축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김 교육감은 인터뷰를 마치며 “코로나19가 불러온 불확실성 시대에 대비한 교육으로 ‘배움과 성장이 있는 행복한 학교’를 지향한다”며 전북교육을 통해 “아이들이 깊이 생각하고, 질문하기를 멈추지 않는 인격체로 성장하는 것을 바란다”면서 “정해진 답을 찾는 게 아니라 새로운 해법을 찾아내기를 기대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정해은 기자 jhe1133@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