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에서 탈진했을 때 물 한 잔은 사람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 아프리카에서도 좀 더 깨끗한 물을 마시게 되면 많은 아이들을 살릴 수 있다고 한다. 현재 30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손을 제대로 씻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위생 문제는 더욱 심각한 상황을 초래한다. 또한, 전 세계 인구 중 영양실조에 걸리는 원인의 절반이 물에 있다고 한다. 물이 부족하거나 위생이 안 좋기 때문에 영양실조에 걸리고 사람이 죽어가는 것이다. 이와 함께 전 세계 산업과 에너지를 굴리는 데 지구에 있는 맑은 물의 19%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네스코는 이 물을 수익을 내는 수단으로만 보지 말고, 다시 순환시켜 사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물 부족 국가로 지정된 지 한참이 됐다. 물을 절약하고 잘 사용하는 게 국가경제와 국민건강에 심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는 다양하게 나온 상태다. 그런데 얼마 전 29회 물의 날 행사가 조용히 지나갔다. 코로나19 확산 중이어서 물의 소중함을 알리는 행사가 효과를 내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갈수록 심각해지는 수질 오염과 수자원 불평등 문제를 방치하다가는 더욱 큰 대가를 미래에 치러야 함을 예측할 수 있다. 이에 매년 3월 22일을 '세계 물의 날'로 정하고 다양한 캠페인을 펼치는 것이다.

올해 주제는 '물의 가치화'로 정했다. 똑같은 물도 목마를 때 더 소중한 것이다. 사람이 어떤 환경에서 물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그 가치는 달라진다. 미래 세대를 위해 물이 가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대부분 수돗물이 잘 나오고 가격이 저렴하다. 때문에 물 부족 문제를 잘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미래 대비하지 못하면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 미래에는 샤워도 자주 못하고 물 한 잔을 아껴 마셔야 하는 시대가 올 수도 있다.

하나씩 습관을 바꾸는 게 중요하다. 양치할 때 컵으로 물을 받아 사용하고, 생수병 물을 낭비하지 않는 등 다양한 습관 변화로 물 부족을 예방할 수 있다. 또한 수돗물을 마시면 탄소 배출량까지 크게 줄일 수 있다고 한다. 페트병에 담긴 생수의 탄소 배출량은 수돗물보다 약 500배 정도 많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정수기를 거친 물은 수돗물보다 1,300배 많은 탄소를 배출한다고 한다. 우리나라 수돗물은 '세계 물맛 대회'에서 7등한 적이 있고, 품질이나 안전성도 세계적으로 높게 인정받고 있다. 거대한 변화는 항상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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