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지역 중학교 학생 10명 가운데 8명이 친구를 통해 모욕과 비하 등 혐오표현을 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학교 내 혐오표현이 만연해 있으며, 학생들 간 일상적 표현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전북도교육청은 중학교 40개교를 무작위 선정해 ‘학교 내 혐오표현 실태조사’ 한 결과를 2일 내놓았다.

도교육청의 이번 조사에 따르면 40개교에서 10명씩 400명을 대상으로 한 학생 설문조사에서 87.5%가 혐오표현을 보거나 들었다고 응답했다. 또 66.8%는 혐오표현을 타인에게 사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혐오 표현이란 성별·장애·종교·나이·출신지역·인종·성적 지향 등을 이유로 특정 개인·집단에 △모욕·비하·멸시·위협하거나 △차별·폭력의 선전·선동을 통해 차별을 정당화·조장·강화하는 것이라고 국가인권위원회는 정의하고 있다. 여기에는 말이나 글뿐만 아니라 몸짓, 기호, 그림 등도 포함된다.

조사에서 학생의 55.4%는 혐오표현을 온라인에서 보거나 들었다고 응답했고, 그 중 30.3%는 SNS에서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46.7%의 학생이 혐오표현을 오프라인에서 다른 사람에게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혐오표현 경험 빈도를 살펴보면 일주일에 2~3회 정도 경험한다는 비율이 가장 높았고, 혐오표현을 타인에게 사용한 빈도는 26.3%가 일주일에 2~3회 정도라고 응답했다.

또 타인에게 혐오표현을 당한 학생들에게 혐오표현 경험 빈도를 조사한 결과 ‘일주일에 1~3회 정도’ 응답비율이 45.6%, ‘항상(매일)’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12.4%로 나타났다.

혐오표현의 내용은 모욕·비하·멸시·위협하는 표현이 주를 이뤘다. 특히 장애인과 성소수자에 대한 표현, 패드립(부모 관련), 동물이나 벌레 등에 비유한 표현이 주요 내용으로 조사됐다.

혐오표현을 사용한 이유로는 ‘상대방이 먼저 혐오표현을 사용해서(31.5%)’에 이어 ‘혐오표현인지 모르고 장난으로(23.9%)’, ‘다들 그렇게 하니까(16.1%)’, ‘재미있어 보여서(6.2%)’ 순으로 집계됐다.

학생인권교육센터 관계자는 “이번 실태조사는 학교 구성원들이 서로의 차이와 다양성을 인정하고 혐오와 차별이 없는 안전한 학교를 만들어가기 위한 목적”이라면서 “혐오표현의 원인을 분석하고, 학교의 혐오에 대한 교육 방법 점검 등 교육적 대안을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정해은 기자 jhe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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