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헌율 익산시장

오래 살고 싶은 인간의 욕망은 시대를 초월하며 계속되어 왔다.

잘 알려진 이야기로 천하를 통일했던 진시황은 불로장생(不老長生)의 불사약을 찾아 헤맸고, 실크로드를 개척했던 한무제(漢武帝)는 장생불사(長生不死)의 감로수를 받아먹기 위해 승로반(承露盤)을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구글이 설립한 바이오기업 칼리코(Calico)가 도전하고 있는 인간수명 500세 프로젝트를 비롯해 수많은 의학과 과학 분야에서 생명연장의 오랜 꿈을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장수(長壽)를 위한 인류의 노력을 생각한다면,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직면한 인구의 고령화는 분명히 ‘축복’이다. 하지만 그것은 고령화가 가져오는 사회적 변화에 우리가 얼마만큼 잘 대처하느냐에 달렸으며, 자칫 인류의 존망을 가를 재앙이 되어 돌아올 수도 있다.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되고 있으며 오는 2030년에는 인구 4명중 1명이 노인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우리 익산시 또한 2019년기준 65세이상 고령자 인구비율이 18.6%로 나타났다. 초고령사회로의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는 것이다.

이제 시대적 숙명으로 개인과 지자체, 그리고 국가 차원에서 각기 저마다의 철저한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를 위해 익산시는 농도라는 지역적 특성과 풍부한 생태자원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또한, 철도, 교육, 의료시설 등 잘 갖춰진 지역의 인프라를 토대로 누구든지 익산에서 건강하고 품위 있는 노후를 영위할 수 있도록 도시기반을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렇게 갖춰진 제반여건들은 은퇴 이후 인생 2막을 시작하고자 하는 베이비부머 세대의 귀농·귀촌 유인에도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하리라 기대한다.

이와 함께 어르신들의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고, 사회활동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일도 중요하다. 그중에서도 특히 농촌지역은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도시에 비해 환경이 더욱 열악할 수 밖에 없는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역의 공공기관이나 유관기관과의 협력체계 구축을 통해 함께 힘을 합치는 등 이전에는 시도하지 않았던 새롭고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농촌 어르신들에게 일정 수입을 보장함으로써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지원하고, 코로나19가 갈라놓은 마을공동체의 회복을 도와 농촌마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일은 농도 익산이 고령화 시대를 현명하게 대처해나가는 그 첫걸음이 될 것이다.

코로나19속 맞이한 5월 가정의 달, 다시 한번 어르신들이 진정으로 행복한 도시에 대해 깊이 고민해보게 된다. 다가오는 100세 시대를 ‘진정한 축복’으로 맞이하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어르신이 행복해야 익산시가 더 행복해진다는 확고한 믿음을 바탕으로 익산시가 어르신이 더 건강하고 활기차게 생활할 수 있는 도시로 점차 진화해나갈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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