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객리단길’이 지난 2018년 본격 일방통행으로 전환됐지만, 여전히 역주행이 만연하다. ‘일방통행’ 안내가 쉽게 눈에 띄지 않는 등 문제 때문인데, 보행자 안전 위협과 함께 마주 오는 차량에 교통체증도 심각, 개선의 목소리가 높다.

8일 이른 오후 찾은 전주 객리단길. 좁은 골목을 오가는 사람들 사이로 승용차 한 대가 쌩 지나쳐갔다. 아래에 ‘일방통행’이라는 노면 표시도 돼있었지만 운전자는 이런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듯 지나쳐가다, 맞은편에서 오던 차량과 맞닥뜨리고 당황한 듯 비켜설 자리를 찾았다. 다행히 마주 오던 차량이 조심스레 물러서면서 역주행 하던 차량은 통행이 가능한 골목으로 빠져나갈 수 있었다.

인근에서는 좁은 골목 사이로 역주행 하던 차량과 정주행 하던 차량이 뒤섞이며 보행로를 침범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길거리를 오가던 시민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러한 역주행 현상은 객리단길 한가운데 위치한 주차장 인근 곳곳에서 장소를 가리지 않고 발생했다.

인근 한 상점 주인은 “표지판이 잘 눈에 띄지 않기도 하고, 외지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곳이기도 해 역주행하는 차량들이 유독 많은 편”이라며 “안에서 보고 있으면 조마조마해 보일 때가 한두 번이 아니”라고 말했다.

인근을 찾은 고모(29)씨는 “일방통행으로 바뀐 지는 꽤 됐지만 오히려 당당하게 속도를 내 지나치는 차들도 있어 위험해 보인다”며 “진입로에서 목격한 것이 아니라면, 거꾸로 주행하는 차량에서는 표지판이 보이지 않는 곳도 있어 모르고 달리는 사람들도 있을 것 같은데 차량 유도선처럼 운전자들이 진행방향을 인식하기 쉽게끔 개선이 필요할 듯 싶다”고 지적했다.

전주시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객사길 보행환경 개선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전주시 다가동 내 객사 1‧2‧3길 등 1.7km 구간 5개 노선이 일방통행으로 변경됐다.

전주시 관계자는 “해당 구간 내에서 역주행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은 인지하고 있다”며 “하수도공사가 마무리 되는 올 하반기에 구간 내 도로를 전면 재포장할 계획으로, 이 과정에서 인도를 신설하는 등 개선사업을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하는 한편 “이 과정에서 운전자들이 일방통행도로임을 쉽게 인식할 수 있도록 시인성 확보를 위해서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김수현 기자·ryud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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