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기록적인 폭우로 전북 도내 곳곳에서 인명·재산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올해도 어김없이 장마철이 다가오고 있어 지난해 겪은 폭우 피해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전북도의 철저한 대비가 요구된다.

기후변화로 예기치 못한 자연재해가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는 데다, 장마가 찾아오는 여름철에 피해가 극심하기 때문이다.

31일 전주기상지청에 따르면 지난해 장마철 기간 중 일강수량 역대 최고를 기록한 날은 8월 8일이다.

이날 전북지역 일강수량은 193.3㎜를 기록했으며, 이는 1973년 기상 관측 이래 8월 일강수량 역대 2위를 기록하는 수치다.

같은날 전북지역에 내린 비의 양은 ▲순창 360㎜ ▲남원 289.4㎜ ▲장수 237㎜ ▲고창 230.5㎜ ▲임실 195.5㎜ ▲전주 192.8㎜ ▲정읍 167.6㎜ ▲군산 153.8㎜ ▲진안 179.5㎜ ▲부안 143.1㎜ ▲익산 82.8㎜ ▲김제 80㎜ ▲무주 66㎜ ▲완주 49.7㎜ 등이었다.

집중호우가 지속되면서 남원, 완주, 진안, 무주, 장수 순창 등 6개 시·군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을 정도다.

도에 따르면 지난해 장마철 내린 비로 인해 도로·교량 235개소, 하천 173개소, 소하천 244개소, 산사태·임도 563개소 등 수많은 공공시설이 침수 피해를 겪었다.

또 4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으며, 농작물 6858ha, 가축 11만5458마리 등이 침수됐다.

공공시설물 피해액이 1281억원, 사유시설 피해액이 122억원에 달한다. 4000억원이 넘는 복구비용까지 더한다면 천문학적인 금액이 투입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문가들은 피해복구 사업뿐만 아니라, 예방에 초점을 맞춘 대응 방안 수립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기후변화로 인한 국지성 호우 등 피해를 대비한 시나리오를 작성하고, 자연재해 취약요인에 대한 심도깊은 분석도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그래야만 재해가 닥쳤을 때 발 빠른 대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전주기상지청 관계자는 “지난해 북태평양고기압의 북쪽 확장이 지연되면서 우리나라 부근 정체전선이 지속적으로 활성화되면서 장마철이 길게 이어졌다”며 “지구온난화 등의 원인으로 여름철 기후가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짧은 시간에 스콜성 소나기가 내리는 탓에 하천 등이 비의 양을 감당하지 못하면서 수해 피해도 커지고 있다”며 “예측 불가능한 자연재해를 대비할 수 있는 건 과도한 예방과 철저한 점검이 최소한의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전북도는 우선 지난해 집중호우로 피해 본 시설물 복구에 집중한다.

총 2054건의 시설물 가운데 31일 현재까지 1131건(55%)이 준공됐다.

도는 우기 전(6월) 미완료 885건의 완공을 추진해 복구율 89%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를 위해 매월 추진상황 점검과 시·군 현장점검을 추진하고, 6월 1일부터 11일까지 도내 14개 시군 재해복구사업 현장점검을 실시한다.

이밖에 기후변화를 유발하는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수립하고 시도해 나갈 예정이다./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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