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P4G 서울 정상회의가 열렸다. P4G란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뭉친 글로벌 협의체이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인간이 환경을 현 상태로 사용할 경우 2050년에는 바다에 물고기보다 플라스틱이 많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서울선언문에는 회의 결과를 문서로 남겼는데, 지구 온도 상승 억제, 태양·풍력 등 재생에너지 사용으로 탄소 배출 줄이기, 바다 플라스틱 문제 해결하기, 특히 선진국이 힘쓰기 등을 합의했다. 아울러 기업 대표로 참석한 코카콜라는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포장재를 25% 줄이겠다고 했고, 우리나라 대표 플라스틱 생산업체인 SK종합화학도 앞으로 플라스틱 제품을 직·간접적으로 100% 재활용하겠다고 밝혔다.

과연 이러한 합의를 인간들이 적극적으로 지킬지 궁금하다. 미세 플라스틱이 문제라고 소리치자 플라스틱 대신 자연성분으로 분해되는 '생분해성플라스틱'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해당 제품이 생분해되려면 온도, 기간 등 조건이 까다롭다. 더욱이 자연에서는 그런 조건을 갖추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결국 인간들이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 전 세계인이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강력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는 한 서울선언문은 공염불에 그칠 것이다.

또 환경문제에서 생물의 다양성을 지키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멸치나 새우, 참치를 많이 잡으면 거북이, 상어, 돌고래 등의 멸종으로 이어질 수 있다. 멸치같이 작은 생물을 잡으려면 아주 촘촘한 자루 모양 어망을 쓰는데, 이때 다른 해양 생물이 같이 잡힌다. 이들 대부분이 죽은 채 바다에 버려진다. 생물다양성이 무너지면 생태계 전체가 무너질 수 있다. 그런데 중국 어선이 우리 연근해에서 어족을 탈취하는 일은 작은 문제에 속할 정도로 우리 바다양식장의 행태가 심각하다.

양식업자들이 사료 값을 줄이기 위해 인근의 작은 생물을 싹쓸이하면서 연근해 생태계가 30~40% 사라졌다는 보고도 나온다. 인간의 욕심을 줄이고 환경에 대한 의식을 변화시키지 않는다면 짧은 미래에 심각한 위기를 맞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UN으로부터 기후위기 대응에 게으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환경문제가 왜 심각하냐고 질문하면, 답하지 못하는 국민도 많다. 인간이 지구를 망쳐서는 안 된다. 망치면 우리 후손들 또한 심각한 문제에 직면한다. 문제 해결은 작은 실천에서 시작된다. 소고기 먹는 양을 60g만 줄이고, 휘발유차를 10km 덜 타고, 튼튼한 장바구니를 챙겨도 환경은 복원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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