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할머니는 지난해 8월, 경찰서와 행정복지센터 주변을 떠돌던 중 사회복지전담공무원에 의해 발견됐다. 노인보호전문기관에서 A할머니의 집을 방문했고, 집 입구와 마당, 내부를 가릴 것 없이 쓰레기가 쌓여있는 상태였다. 치매를 앓고 있어 기억조차 온전치 않던 할머니는 스스로 의식주 등의 해결이 어려웠지만, 자녀들은 이를 부양하지 않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할머니가 자녀들의 도움을 바라지 않고 식사 문제만 해결되길 바라는 점으로 미뤄 자기방임 중이기까지 한 것으로 파악한 기관 관계자들은 즉시 개입에 나섰다.

다행히 기관에서 자녀들과의 상담과 안전망 확보 등을 통해 현재 A할머니는 주간보호센터를 이용하게 됐고, 자녀들로부터도 부양을 받고 있는 상태로 호전됐다.

 

전북지역 노인학대가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세인 것으로 나타나 ‘노인학대 예방의 날(6월 15일)’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이들의 학대를 줄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주변의 관심이 절실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14일 전북노인보호전문기관과 전북서부노인보호전문기관에 따르면 최근 3년(2018~2020)간 전북지역에서는 총 1720건의 사례가 접수됐다.

연도별로는 2018년 495건, 2019년 577건, 2020년 648건이다. 작년에만 하루 1건 이상이 접수된 셈이다.

이 가운데 학대로 판정된 건수는 총 786 건으로 파악됐다. 비록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수치지만, 노인학대는 여전히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음을 반영하고 있다.

연도별 학대 확정 건수도 증가 추세다. 2018년 233건에서 2019년 266건, 2020년 287건으로 늘었다.

올해도 총 316건이 접수돼 이 중 135건이 학대 판정을 받았다.

최근 3년간 벌어진 학대 유형별(중복응답)로는 정서적 학대가 1100건으로 가장 많았고, 신체적 학대가 832건, 방임이 192건으로 뒤이었다. 대부분 학대사건들이 중복해 학대를 가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기관 관계자의 설명이다.

학대 행위자는 배우자인 경우가 291건, 아들인 경우가 289건, 딸인 경우가 80건 순이었다.

전북 노인보호전문기관 관계자는 “차츰 사람들 관심이 늘어나며 신고·학대판정사례도 늘고 있는 추세”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주변의 학대받는 노인들이 소외받지 않도록 주변의 관심과 신고”를 당부했다.

한편, 전북경찰청에도 최근 3년간 478건의 노인학대 신고가 접수돼 이 가운데 58명이 검거됐다. 올해도 68건의 신고가 접수돼 10명이 검거된 것으로 확인됐다./김수현 기자·ryud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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