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을 앞두고 있으니까 긴장돼요. 이번이 마지막이라니 꼭 붙었으면 좋겠습니다”.

17일 오전 전북경찰청 1층 온고을 홀 앞에는 저마다 가슴팍에 쪽지 하나씩을 붙인 앳된 얼굴들이 옹기종기 모여들었다. 길게 줄을 늘어선 이들의 얼굴에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들은 앞쪽에 나붙은 명단 등에서 자신의 이름을 찾아보고, 연신 주먹을 쥐었다 펴는 등 한참을 문 앞에서 서성이다가 곧 시험장에 들어섰다.

이들의 정체는 ‘마지막 의경 시험’에 응시하기 위해 전북청을 찾은 응시자들이다.

1층 온고을 홀에서 적성검사를 마친 이들은 순서대로 3층으로 향했다. 체력검사를 받기 위해서다.

3층 어울림관으로 올라 선 이들은 각기 조별로 나눠지고, 안내에 따라 팔굽혀펴기, 윗몸일으키기, 멀리 뛰기 등을 순서대로 진행했다. 하나, 둘, 셋 일정한 간격으로 울려 퍼지는 구령에 맞춰 움직이는 얼굴들이 금세 빨갛게 물들었다. 힘이 들 법도 하건만, 한참 진땀을 빼고 난 직후 채점표를 들고 채점자 앞에 선 이들은 말 한마디 허투루 하는 법이 없었다. 체력검사를 마친 이들은 마지막으로 문신 등을 검사하는 과정을 거친 다음에야 해산했다.

시험을 막 마친 한 응시자는 “마지막이라고 하니 꼭 붙었으면 좋겠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 진 모르겠다”며 “그래도 역시 좋은 결과를 보고 싶은 마음에 최선을 다하고 내려왔다, 홀가분하다”고 말했다.

38년간 각종 집회·시위 현장과 청사방호 등에 앞장섰던 전북경찰청 의경 폐지를 앞두고 이날 마지막 의경 선발 시험이 치뤄졌다.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이번 제 378차 의경 시험에서는 총 11명을 뽑는데 387명이 몰려 약 34.3:1의 경쟁률을 보였다.

경찰 관계자는 “이제는 못 볼 모습이라고 생각하니 아쉬운 마음도 든다”며 “마지막까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북경찰 의경은 1983년부터 집회 및 시위 현장과 청사방호 등에서 활동해왔으며, 지난 2018년부터 폐지 수순을 밟고 있다./김수현 기자·ryud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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