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점기 때 군산에 세워진 경성고무 공장을 상징하는 ‘만월표 고무신’ 조형물이 23일 군산시 미원광장에 세워졌다.

주민 주도로 진행하고 있는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세워진 검정 고무신 조형물은 군산 시민들을 추억의 길로 이끌고 있다.

고무신 조형물은 군산시 흥남동 소규모 도시재생사업의 하나로 옛 미원동 경성고무의 만월표 고무신을 모티브로 과거의 활발했던 생산 활동의 주체인 노동자들을 기억하고, 군산 야구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인근 남초등학교 야구부 역사를 기념하고자 만들어졌다.

군산시는 이날 지역 주민들과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고무신 조형물 제막식을 개최하고 미원광장의 변화발전을 축하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기만 군산시 도시재생과장은 “소규모도시재생사업을 통해 지역 주민들과 화합하고 친목을 다지며 주민 주도로 이루어진 도시재생의 결과물을 볼 수 있어 뜻깊고, 삶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해왔던 이곳 미원광장을 시민들이 많이 찾아와 옛 기억과 추억의 공간으로 느껴보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경성고무는 일본에서 온 사업가가 세운 고무신공장을 이만수 사장이 인수해 1932년에 설립한 회사이다.

동그라미 안에 만월(滿月)이 새겨진 만월표 고무신을 생산했는데 전국 각지에 특매점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

1983년 선경에 완전히 매각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진 경성고무의 창업주 이만수의 아들 이용일은 KBO 초대 사무총장을 지내기도 하는 등 야구 사랑이 대단했다. 그는 군산에 야구 인프라를 만들기 위해 초등학교 네 곳, 중학교 두 곳, 고등학교 한 곳에 야구부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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