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예술중·고를 운영하는 성·안나 교육재단에 관선이사 파견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재단은 지난 1월 학교경영이 어렵다며 근로기준법을 근거로 교사 6명을 해고 했는데 최근 교원소청심사위원회가 부당 해고라며 교사들의 손을 들어 주었다. 소청위는 재단의 해고가 교원지위 법정주의에 위배 될 뿐 아니라 사립학교법에서 정하지 않은 사유로 해고처분 한 것임으로 위법하다고 본 것이다.

학교 운영이 어려워진 것에 대한 책임을 비협조적인 교사들에게 돌리려는 재단의 꼼수가 일단 제동 걸렸지만 갈 길은 아직 멀다. 재단의 부실한 운영이라는 원초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도교육청의 재정결함보조금 지원이 없는 전주예술고 교육재단은 최근 몇 년간 재정난을 겪어 왔다. 학생 수업비와 재단 전입금으로 운영하는 학교로 학생 수가 줄면서 수업료 수입도 같이 감소해 교사 입금이 체불되는 등 어려움을 겪어 왔다. 반면 재단이 학교에 내야 하는 전입금은 쥐꼬리에 불과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교사들의 임금을 재단 전입금이 아닌 학생 수업료에만 전적으로 의존했다는 말과 다름이 없다. 이런 실정임에도 재단은 전입금을 늘리는 등 자구노력은 하지 않았다. 전북도교육청이 전주예술고의 특수목적고 지정 취소 요청을 반려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이 때문이었다.

전교조 전북지부가 기자회견을 열고 해고 교사들의 즉각적인 복직과 관선 임시이사 파견을 요청한 것은 당연하다. 재단이 학교를 정상적으로 운영할 의지가 없어 보인다는 점이다. 교직원들의 임금 체불이 생기던 시기에 이사장 아들을 행정실 직원으로 신규 채용하는 비상식적인 행동은 납득할 수 없다. 여기에 학교 이사장 A씨는 지난 4월 교직원 수당 수억 원을 지급하지 않은 혐의로 실형을 선고 받았다.

도내 사학재단의 일탈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가까이는 전주 완산여고와 2015년 한국게임과학고가 비리 재단의 횡포로 학교와 학생들이 큰 몸살을 앓았다. 하지만 이 두 학교에 관선 이사가 파견되면서 비교적 이른 시일내에 정상화가 이루어졌다. 완산학원은 기존 직원의 절반을 학교에서 내보내며 안정을 찾았고 한국게임과학고도 이제는 전국에서 학생들이 진학하는 자립형 특성화 학교로 자리를 잡고 있다. 전북교육청이 관선이사 파견을 통해 하루빨리 전주예술중·고를 정상화시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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