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한 전주교대 사회교육과 교수

지난 주말에 크리스 조던의 ‘아름다움 너머’ 전시회를 다녀왔다. 그는 자신의 작품들을 통하여 우리에게 지구환경 문제를 아름답지만 강렬하게 전해주었다. 지금까지 머리로써 충분히 인식하고 있던 지구환경문제를 온전하게 오감으로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그는 현대과학 문명의 시대가 우리에게 주는 편리하고 안락한 삶 이면에는 지구환경에 대한 우리의 폭력이 고스란히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대량소비로 사용한 후 버린 쓰레기, 농약, 캔, 플라스틱 폐기물, 물병 등이 지구의 바다에 모여서 플라스틱 쓰레기 섬을 만들었다. 태평양 가운데에 사는 거대한 알바트로스는 바다에 떠 있는 쓰레기를 새끼의 먹이로 주고, 끝내 아기 새는 죽고 만다. 알바트로스의 죽음은 멀지 않은 시간 안에 곧 인류의 생존을 위협할 것임이 분명하다.

지구 생태계는 하나의 큰 네트워크이다. 지구를 구성하고 있는 생명체들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서 살아간다. 인류는 최고 정점에서 지구생태계를 지배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재로는 지구 생태계의 한 부분에 불과한 존재이다. 크리스 조던은 지구생태계를 빠른 속도로 파괴하는 주범이 되고 있는 우리에게 ‘현대사회의 위기를 드러내기보다 개별적인 삶의 가능성과 특이성을 살리기에 힘쓰는 것, 생태계는 상보적이고 그물망처럼 연결되어 있기에 각각의 삶과 터를 아끼고 존중해야 한다.’고 뼈아픈 지적을 하고 있다. 생태계의 네트워크를 보호하지 않으면, 그 결과는 시간의 지체만 있을 뿐 고스란히 인간의 삶에 영향을 준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만다.

지금 우리는 지구생태계의 아픔을 남의 일이나 먼 곳의 문제로 여기지 않고 자신의 일이나 문제로 적극적으로 사고하는 자세를 요청받고 있다. 그 출발은 우리 자신의 일상적인 삶을 조명해봄으로써 가능하다. 오늘 우리가 사용한 물건이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를 생각해보아야 한다. 이를 돕는 사고방식은 자신의 삶을 전지구적 차원에서 사고하고 지역적으로 실천하는 것이다. 자기 삶 속의 지구환경문제를 글로벌 차원에서 생각하고 로컬 차원에서 실천하는 것이 지구생태계를 보호하는 지혜의 근본이다.

지구생태계는 다음세대로부터 잠시 빌려 쓰고 있는 중이다. 다음세대에게 온전하게 돌려줄 지구생태계를 중심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생태시민성을 갖출 필요가 있다. 생태시민성은 지구환경문제를 가져온 구조적인 측면을 인식하고 미래세대를 위한 지구환경의 보호를 강조한다. 그리고 지구환경보호를 위한 시민들의 참여와 실천을 강조한다. 생태시민성은 최근 기후환경의 위기와 함께 매우 중요한 시민성으로 인식되고 있다. 생태시민성은 생태감수성을 갖는데서 출발한다. 생태감수성 교육은 학생들이 지구생태계의 구성원으로서 갖추어야 할 시민적 자질을 갖게 해준다. 미래의 시민들이 지구생태계의 문제를 자신과 결부시켜 사고하도록 교육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리고 생태시민성의 구체적인 실천방안이 지속가능발전이다. 지속가능발전은 사회문화적 측면, 환경적 측면과 경제적 측면을 고려하면서 지구생태계의 지속성을 지향한다. 우리는 더 늦기 전에 생태시민성으로 무장하여 내일의 삶을 스스로 약속받아야 한다. 우리의 지속가능한 삶은 그 누구도 보장해주지 않는다. 우리 모두가 생태감수성을 바탕으로 지구생태계를 보존하여 인류가 지속가능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함께 길을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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