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7월 1일 지역경제를 지탱하던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일감 부족에 시달리다 가동을 중단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독을 갖추고 2010년 군산에 둥지를 튼 지 7년 만이다. 당시 60곳이 넘는 협력업체가 문을 닫았고 5000여 명의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어 지역경제가 큰 타격을 받았다.

실제 군산조선소 중단으로 군산지역 경제 지표들은 최악을 기록했다. 군산인구는 조선소가 문을 닫은 2017년 27만7551명과 비교하면 1만명 이상 감소했다. 일자리 역시 크게 줄면서 실직자는 1만 명 이상 발생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같은 여파로 군산 고용률과 실업률·소규모 상가 공실률 등 전국 최하위에 머물렀다. 더욱이 군산조선소는 전북 수출의 8.9%, 제조업 매출의 25%를 차지하는 지역 핵심 산업체라는 점에서 그 심각성이 매우 컸다.

올해 조선업 호황으로 현대중공업의 수주량은 눈에 띄게 증가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을 비롯해 국내 주요 조선사들의 총 수주액은 5월 기준 206억3400만달러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 36억4200만달러 대비 5배 이상 늘었다. 총 수주 선박은 38척에서 196척으로 약 420% 급등하면서 업계에서는 선가 상승과 더불어 수익 극대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한다.
현대중공업은 탱커 6척과 컨테이너선 13척, 액화천연가스(LNG)선 7척, 액화석유가스(LPG)선 13척, 기타 1척 등 상선 총 40척 외에 해양플랜트 2기를 포함해 총 42척을 수주했다. 2017년 48척, 2018년 54척, 2019년 37척, 지난해 33척임을 고려하면 회복세에 접어든 모양새다.

이 같은 회복세에도 현대중공업은 전북도와 군산시가 여러 차례 재가동을 요청했지만 “기다려 달라”는 말만 있을 뿐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현대중공업의 입장 유보는 희망고문이 될 것인지 아니면 깜짝 재가동이 될지는 아직 불투명하지만 화려한 부활은 어려워 보인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그렇다고 전북도와 군산시는 마냥 손을 놓고 기다려선 안된다. 지역 조선해양 생태계가 완전히 무너지지 않게끔 중소형 특수선박 중심 생태계 조성과 해상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육성을 통한 자구책 마련에 더욱 노력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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