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현 전북대학교 약학대학 교수

전북대학교 약학대학을 포함한 전국 37개의 약학대학이 2022학년도부터 6년제로 전환된다. 최근까지는 소위 “2+4 년제”로 대학에서 2년 이상을 수료한 사람들이 약학대학 입문자격시험을 응시하고 약학대학 교육을 받았다면, 앞으로는 타 학과와 같이 고등학교 졸업(예정)자들을 신입생으로 받는 방식으로 진행되기에 일선 고등학교에 재학중인 학생 뿐 아니라 학부모들의 관심도도 높아질 것으로 생각한다. 약학대학 입학을 희망하는 학생과 그의 학부모들은 자연스레 대학 졸업 이후의 진로에도 관심이 있을 것이다.

약학대학 졸업생의 진로를 확인 할 수 있는 방법은 많지 않으나 그 중에 하나가 대한약사회에서 발표하는 대한약사회 약사회원 통계자료를 참조하는 것이다. 매년 공개되는 약사회원 통계자료에 더하여 작년 11월에 공개된 약사회원통계 활용성 제고 방안 연구보고서에는 직역별 세부분석, 직업이동경로 분석 등 통계자료가 추가되어 진로에 관한 더 다양한 정보를 참조할 수 있도록 하였다. 다만 이 자료는 신상신고 자료에 기초하기 때문에 회원 신상신고율이 50% 정도인 것과 신상신고라는 외부적인 요소에 통계값이 영향 받을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하고 해석해야 하고, 조사 결과가 약국 대표약사, 약국 근무약사, 병원약사, 제약?수출업 등으로 제시되어 한 단계 더 세분화된 직역 지표는 확인하기 어렵다. 일부 제한점에도 불구하고 눈에 띄는 추이는 병원약사를 최초직업으로 선택하는 비율이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는 것이다. 5년 단위로 보았을 때 최초직업으로 병원약사를 선택하는 비율이 2000년에는 10.4%였던 것이 2015년에는 45.9%로 증가하였다. 또한, 2015년에 1기 졸업생을 배출한 신설 약학대학에서 졸업자들이 높은 비율로 병원약사를 선택하였다.

약학의 다양한 세부 분야 중 임상약학으로 최종학위를 받은 필자의 입장에서는 병원약사를 진로로 선택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는 반가운 소식이다. 한국병원약사회의 미션에 따르면 병원약사는 전문화된 약료를 통해 환자중심의 안전하고 효과적인 약물요법 실현에 기여하는 역할을 하는 직업이다. 병원약사의 역할은 조제와 복약지도, 약력 검토, 환자안전과 관련된 병원약사의 역할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작년에는 전문약사제도가 법제화되어 약사의 역할과 전문성을 제도적으로도 인정받을 수 있도록 되었다. 현재 노인약료, 중환자약료, 감염약료, 의약정보 등 10개 분야가 마련되어 있으며 분야별 자격시험에 응시하여 전문약사 자격을 인정받을 수 있다. 앞으로 병원에서 약사의 역할이 더욱 다양화 됨에 따라서 더 많은 분야가 추가될 수 있다.

2020학년도에 신설된 전북대학교 약학대학은 아직 졸업생이 없으므로 전북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이 어떤 진로를 선택하는지에 대해서는 정보가 없다. 약학대학이 6년제 전환을 통해 얻고자 했던 것 중에 ‘실무실습 교육 강화’가 있었던 만큼, 많은 재학생들이 약학대학에서 배운 내용을 실무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진로 중 하나인 병원약제부로 진출하길 소망한다. 특히, 전북대학교 약학대학이 지역민의 간절함과 오랜 준비를 통해 탄생하였으므로 많은 졸업자가 전북대학교병원을 포함한 지역 병원에서 활동하여 지역민의 안전하고 효과적인 약물사용에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 이와 관련하여 상기 언급하였던 약사회원통계 활용성 제고 방안 연구에서 눈여겨볼 만한 지표로는 출신학교 지역에서의 정착과 관련된 출신학교 소재지 정착율 통계이다. 전북지부는 출신학교 소재지와 조사 시점의 소속지부 일치율이 37.5%에 불과하였다 (2019년 기준). 비록 충남(7.8%), 경북(21.4%), 전남(24.2%) 등 더 낮은 수치를 보이는 시·도도 있었으나 일치율이 50%가 넘는 대구나 부산에 비하면 낮은 수치를 기록하였다. 전북대학교 약학대학의 재학생 또는 입학 예정자들이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택할 수 있는 진로 중에서 병원에서의 약사의 역할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전북대학교병원 등 지역 병원에서 생명존중 임상약사의 꿈을 키울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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