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전주에 사는 A씨(28)는 이번 추석 가족들과 어떻게 모여야 할지 벌써부터 고민에 빠졌다. 그렇잖아도 대가족인 집안에 명절을 맞아 형제·가족들이 다 모일 경우 열 명을 훌쩍 넘기게 되면서다. 거기다 가족 중 미접종자도 있고, 서로 따로따로 어른들을 찾아뵌다고 해도 멀리서 오는 가족들을 또 어디서 재워야 할지 생각이 많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A씨는 “어디 가서 자고 오라고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마냥 오지 말라고 할 수도 없어서 난감한 상황”이라며 “지금 상황으로 봐선 뭘 해도 서로 섭섭함만 남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2.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는 박모(32)씨는 이번 명절 기차표를 예매해야 할지 말지 고민스럽다. 벌써 지난해 추석과 올 설날에도 얼굴을 보지 못한 까닭에 어른들의 기대를 만족시켜드리곤 싶지만, 막상 추석명절과 관련된 방역대책은 기차표 예매가 끝난 3일 이후 시작되는 까닭이다.
박 씨는 “조부모님이 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자꾸 하셔서 가고는 싶은데, 가족들이 다같이 모일 수는 있는지, 이것도 조율해야 하는지 불확실해 골머리를 앓는 중”이라며 “차라리 지난주에 이런 이야기가 오갔다면 좋았을텐데 아쉽다”고 토로했다.
추석 명절이 3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시민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이번 추석에도 여전한 코로나 걱정으로 고향 방문이나 가족 간 만남을 제지해야한다는 목소리도 여전한 한편, 백신 접종까지 했는데 못 만날 이유가 없는 것 같다 등 의견도 엇갈리는 모양새다.
명절기간 기차표 예매도 오는 2일까지 진행되지만 막상 추석과 관련된 방역대책은 3일 발표될 전망이라 시민들의 고민을 더하고 있다.
이날 만난 김모(75)씨는 “추석 때에는 가족들과 모일 수 있을 걸 기대하며 백신을 맞기도 했고, 이번에는 내려와달라고 부탁한 상황”이라며 “만나기 전 미리 서로 조심하다가 잠시나마 얼굴 볼 수 있으면 되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럽게 이야기했다.
한편, 정부는 내달 3일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과 함께 추석연휴 특별 방역대책을 발표할 방침이다./김수현 기자·ryud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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